진주성 외성, 숙고 후 보존해나가야

지난 11일 한국문물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진주성 촉석문 앞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예정부지에서 발굴조사 학술자문회 보고회를 열고 진주시민들에게 외성 일부를 공개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다. 잠자고 있던 수 세기 전 진주 역사가 숨 가쁜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연구원 측은 이번 발굴을 두고 “조선 시대 축성 기법을 알 수 있고 외성 복원을 위한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는 점, 외성 구간을 파악할 수 있는 점, 진주대첩 등 역사적 흔적이 남은 유물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일은 이 역사적인 외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그냥 보존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 흔적을 따라 복원할 것인지. 역사진주시민모임 박용식 운영위원장의 말마따나 정말 이건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내년 4월 문화재청의 보존 결정이 떨어지면 좀 더 구체화 되겠지만 시민들 의견을 봐도 그렇고 지금 분위기는 “숙고하고 또 숙고하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쉽게 짓고 허무는 현실의 우리에게 선조들이 건넨 지혜는 다름 아닌 ‘인내’였다.

그간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과 관련해 시와 시민단체 사이 대립은 첨예했다. 시는 비우자고 했고 시민단체는 채우자고 했다. 또 고견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진주대첩광장 조성위원회는 같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려 위원회가 가진 의미 자체를 의심케 했다.

광장 조성을 두고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지하주차장 문제였다. 이창희 전 시장은 주차장 건립을 강행할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시민단체 역시 그 의지를 막겠다는 자신들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때도 “진주성 광장은 사적지가 아니라서 공장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며 “기단석이 나왔다고 다들 들떠있는데, 외성 터에 기단석이 나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기단석이 있다고 공사를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로 이창희 전 시장의 ‘어불성설’은 일단 일축됐다. 남은 건 역시 민관협치의 자세로 우리 귀한 문화재를 어떻게 후대에 안전하게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말처럼 “유물 발굴현장과 복원 작업장에 투명 유리를 설치해 시민들이 밖에서 복원과정을 즐기고 볼 수 있게 공개”할 것인지, 아니면 “세계에 뽐낼 수 있는 유물의 콘텐츠화”를 추진해 외성을 복원할 것인지, 이 모든 결정은 내년 4월 발굴조사 종료와 더불어 완료될 것이다.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반드시 이뤄내야

지난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대강당에서 김재경·박대출 의원이 공동 주최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남부내륙철도 사업)은 지난해 5월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을 축소하면서 국토부가 민간투자사업으로 방향을 정했다. 재정방식일 경우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4조 6천억 원이지만 민자방식으로 가면 2조4천억 원으로 2조원 이상 부담이 내려간다.

서부경남KTX는 민자적격성 진행현황에 따르면 구간 길이가 191.1km다. 총사업비는 5조 6천억 원. 역사는 김천에서 해인사를 거쳐 합천, 진주, 고성, 통영, 거제까지 7개이고 이중 김천·진주역 외 나머지 5개역은 신설한다. 김천-진주 구간은 최고 시속 300km, 진주-거제는 200km로 운행해 하루 32회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부내륙철도를 운행할 경우 서울과 진주의 거리는 2시간 10분으로 1시간 이상이 줄어든다. 요금도 저렴해져 현재 서울-진주 KTX요금(5만7천6백 원)보다 8천2백 원이 준 4만9천4백 원이 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때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을 자신의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지사는 과거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을 지역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이 일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13일 시민공청회에서 조규일 진주시장도 “이제는 정치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지역 국회의원이 힘을 모으고 지역적 열기를 보여줘야 한다. 또 시민 활동도 많아야 한다. 진주시는 진주 상의가 추진하고 있는 서명운동에 함께 하도록 하겠다”며 지자체장으로서 서부경남KTX 건설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조 시장의 말처럼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은 정치 당파를 떠나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일궈내야 하는 숙원사업이다. 그 이유는 앞서 나열한 사실들 때문이다. ‘교통 오지’ 서부경남이라는 멍에를 벗고 ‘교통 동맥’ 서부경남으로 도약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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