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환 전 사천경찰서장 / 시인

딩구는 낙엽보며 깔깔대던 웃음도
황홀한 단풍보며 시무룩 상기되고

아지랭이 피어나는 창가의 모습도
어디서 떠돌다 흰서리 맞으며 돌아와 서고

지하철 빈자리 내어주던 눈길도
노약자석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줍고

걸음마 손주와 손잡고 나섰다가
할부지 할무니 부를까 노심초사

괜한 농담에도 서운해 토라지다
조그마한 감동에 눈시울 붉어지고

세찬 비바람에 늘어난 주름살
거울속 디다보며 두손으로 당기는데

면식없는 불청객
아는체 인사하니
가까이 다가을까 못본체 외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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