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조건이곧삶의조건
저체온은 만병의 근원

옛 선인들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거기에 적응하며 살던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사진=김수경제공.
옛 선인들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거기에 적응하며 살던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사진=김수경제공.

 

동토에도 꽃이 핀다는 말이 있는데 복수초와 같은 것은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지만 실제로는 지혈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동토에도 꽃이 핀다는 말은 독재정권하에서도 민주주의가 싹튼다는 말인데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지방에 뱀과 같은 찬피동물은 겨울잠을 잔다. 그들은 이름 그대로 찬피동물이기 때문에 체온자체가 낮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중국 임금 중에는 뱀을 가죽포대에 담아 끼고 자면서 여름 더위를 식혔다는 일화가 있는 것을 보면 찬피동물임이 틀림없다. 그러면 뱀과 같은 찬피동물은 먹이를 먹고 어떻게 대사를 시키는가가 궁금해진다.

답은 간단하다. 대부분 육식을 하는 뱀들은 쥐나 기타 먹이를 먹으면 따뜻한 바위나 햇볕 쏟아지는 장소에 꽈리를 틀고 직접체온이 아닌 간접체온을 통해 먹이를 소화시키는 신진대사를 하는 것이다. 농사에서도 보면 겨울에는 땅에 씨앗을 심지 않는다. 겨울에 씨앗을 심는 경우는 온실 같은 온도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있을 때만 가능하고 묘 자리를 보면 아는 것도 우리나라 같은 온대지역에서만 하는 일이지, 동남아와 아열대지역에서는 이삼모작을 하는 것을 보면 온도와 생명현상이 직접 관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현상 중에서 온도조건은 바로 삶의 조건이다. 지구상에 인구분포를 보면 온대지역에 대부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극한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 숫자가 아주 미미하다. 사람의 체온이 36.5℃를 기준으로 해서 ±0.5℃ 차이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이 온도가 인간에게 필요한 적정대사온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몸 안에 공기, 물, 밥이 들어오면 효소작용을 통해 소화흡수배설작용이 일어나는데 이때 필요한 적정온도가 조금 전에 이야기한 36~37℃ 가장 활발한 대사 작용이 일어날 수 있게 조물주가 인간에게 설정한 온도조건인 것이다. 사람에게는 공기, 물, 밥이 들어올 때 효소와 효소원이 들어오고 체내에서 분비되는 효소가 온도조건이 맞을 때 비로소 작용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효소활성은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해서 온도차이가 0.5~1℃ 떨어지게 되면 신진대사는 물론 면역력까지 떨어져 질병상태에 쉽게 접어들게 된다.

현대생활에서 에어컨과 얼음 문화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필요요건인 기본이 되어있지만 이열치열의 원리를 모르고 더위를 참지 않고 그대로 몸을 차게 만들면 대사성 질환을 가져오는 불행한 사태를 야기하게 된다. 저체온은 만병의 근원이다. 대사기능과 면역력은 물론 불임, 비만, 기타 아토피 같은 것의 원인이 되고 한마디로 요약하면 불통의 원인이 되는데 생활의 편리성과 인내성의 부족으로 또는 직업관계로 습관적으로 몸이 차게 되는데도 견디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문명과 문화라는 이름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옛 선인들은 더위를 이기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이열치열이라고 하여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거기에 적응하며 살던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조금만 더워도 못 견디고 몸을 차게 하기 때문에 스스로 신진대사를 억제하여 병을 만들어 가면서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김수경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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