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교신하는 장비문제…드론 12대 추락해
추락 사고에도 축제기간 중 수차례 공연예정
드론업체와 1억4000만원 계약 세금낭비 비판
유등축제 '산 넘어 산' 태풍으로 황금주말 휴장

2018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식에서 드론아트쇼 축하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드론 12대가 추락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진주시 제공.
2018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식에서 드론아트쇼 축하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드론 12대가 추락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진주시 제공.

 

7만여 개의 유등이 일제히 불을 밝힌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식 행사에서 축하비행을 하던 드론 12대가 추락해 심각한 안전문제가 제기됐다. 추락한 드론 중 11대는 남강에 추락, 1대는 진주성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남강변에는 관람객 1만여 명이 개막식 구경을 위해 곳곳에 있던 터라 만약 사람이 밀집된 곳에 드론이 떨어졌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첫날 첫공연 ‘드론아트쇼’…시작부터 실패

드론아트쇼로 인해 2018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남강유등축제 개막식 행사에서 30여 대의 드론이 화려하게 비행하던 중 드론 12대가 1~3분 간격으로 남강과 진주성 쪽으로 추락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드론 추락에 혼비백산 하는 등 도저히 대한민국 대표 축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관람객 박지혜(27, 창원시) 씨는 “충돌도 아니고 그냥 한 대씩 두 대씩 맥없이 떨어지더라. 드론쇼가 축제기간 중 3, 4회 더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불안해서 보러 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관람객 서예진(50, 창원시) 씨는 “매년 유등축제를 구경하러 오고 있다. 특히 이번 유등축제는 무료화로 바뀐다는 소식에 더욱 기대했다. 또 첫날 개막식에 드론쇼를 한다는 소식에 평창올림픽 드론쇼 수준을 기대하며 시간 맞춰갔는데 드론 수도 그렇고 행사가 대체로 임팩트가 없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관람객들도 싸늘한 반응이었다. 공연 중 드론이 떨어질 때는 주위에서 ‘어어어어~’ 소리만 들렸다”고 전했다.

진주시와 문화예술재단 등 축제 주최 측은 유등축제 무료화 전환 후 첫날 첫 공연 순서로 드론아트쇼를 선보여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예정이었다. 또한 드론아트쇼를 통해 지난 2014년 3월 진주에 떨어진 운석을 표현하고 논개의 혼이 서린 논개가락지, 비밀병기 ‘비차’, 남강유등축제 로고 등을 표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연 도중 드론이 추락하는 상황이 발생해 축제 사전 준비 부족이나 기술 부족으로 추락사고가 난 것으로 보여 관람객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드론업체 관계자는 “드론과 교신하는 장비를 진주성벽 쪽에 설치했는데 조정 방향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뒤틀어지면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한 것 같다”며 “비행 방향은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향후 드론아트쇼에 대해 “안전한 축제가 우선인 만큼 전반적인 안전 점검을 거쳐 드론아트쇼 시행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축제조직위 관계자는 “드론아트쇼 공연도중 관람객들이 드론을 조종하는 전자기기를 건드려 드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남은 일정기간에 벌어질 아트쇼에 대해서는 예비 드론을 동원해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사용된 드론 한대 가격은 150여만 원이며, 업체는 1억4000여만 원에 계약해 드론아트쇼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해 유등축제 때도 촉석루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파사드 쇼가 실패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6일 태풍 콩레이가 지나간 오후 4시 유등축제 현장 모습. 이틀 전 진주시가 상인들에게 자율적으로 짐을 빼라고 통보했지만 일부 상인들은 넘쳐난 강물에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남강댐은 초당 2백 톤 가량 물을 방수했다. 사진=조현웅 기자.
지난 6일 태풍 콩레이가 지나간 오후 4시 유등축제 현장 모습. 이틀 전 진주시가 상인들에게 자율적으로 짐을 빼라고 통보했지만 일부 상인들은 넘쳐난 강물에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남강댐은 초당 2백 톤 가량 물을 방수했다. 사진=조현웅 기자.

 

◆태풍 콩레이 북상…지난 5·6일 축제 휴장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북상함에 따라 지난 5일과 6일 남강유등축제가 휴장하며 예정됐던 드론아트쇼도 전면취소 됐다.

진주시는 지난 5일 오전 8시 20분 시청 상황실에서 제25호 태풍 ‘콩레이’ 북상에 따라 13개 협업반 재난실무부서와 10월 축제 관련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재난비상대책회의를 실시했다.

이날 열린 상황보고회에서는 부서별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실시 단계별로 보고를 하였으며 특히 10월 축제와 관련해 축제장 안전관리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각 부서별 재난대비에 총력을 기울여 시민의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과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축제는 무의미하다”며 “10월 5일과 6일 양일간 남강유등축제 휴장을 결정하고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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