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음식 대행업체의 재고(再考)를 바라며

한 제수음식 대행업체가 추석 제수음식 주문을 받은 뒤 제대로 납품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는 보도다. 관련 내용을 본지에 직접 제보해온 소비자 A씨는 해당 업체의 계약 위반으로 제사를 지내지 못해 집안 다툼까지 벌어졌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A씨의 울분은 모 인터넷 카페에도 게재됐다. 글 조회수는 1만 회를 넘겼고 댓글도 100개가 넘게 달렸다. 그중 한 댓글은 “평소 혼자 운영하던 제사상 업체에서 당일 처리해야 하는 제수음식을 60건 이상 주문받았고 겨우 아르바이트 3, 4명으로 처리하다 보니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구체적인 내막을 폭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체 측도 할 말은 있어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첫 번째 주문에서 음식이 형편 없었다”고 말한 A씨가 이미 자신들과 4차례 거래를 한 사실을 들었다. “사장도 인정했다”는 그 음식의 질은 “나물 5가지 중 1가지 나물색이 덜 푸르기 때문”이었지, “음식의 맛이나 질이 형편없다는 내용은 아니었다”는 것이 업체 쪽 주장이다. 업체 측은 배달 문제에서 과실은 인정하며 A씨에게 “손이 닳도록 빌고 빌었다”고 얘기했다.

이에 A씨는 업체 쪽에 “친지 모두에게 자초지종을 일일이 설명하라” 요구했다고 한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대행업체의 잘못으로 명절날 한 가정의 화목이 일순 깨졌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는 “내가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니고, 내가 뭘 원하는 게 아니고”라는 소비자의 합당한 클레임을 ‘꼬투리’로만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자신들의 실수는 뚜렷이 사과하고 상대방의 오해는 깨끗이 푸는 재고(再考)의 지혜가 필요하다.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벽을 칠 게 아니라, 대화의 물꼬를 틀 열쇠를 자신들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업체 측은 알아야 한다.


흩날리는 시민의 세금

대한민국 대표축제 ‘남강유등축제’ 개막식 때 축하비행을 펼치던 드론 12대가 추락했다는 보도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진주시가 축제 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판단이다.

드론 12대가 지난 1일 남강유등축제 개막식 행사에서 추락했다. 드론 12대 중 1대는 진주성 쪽으로 곤두박질쳐 행사를 구경하던 관광객들을 위협했다.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특히 조규일 진주시장이 가장 중요시했던 유등축제 안전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해 이번 축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드론이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져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면 이제껏 축제 흥행을 위해 준비한 7만여 개의 유등, 불꽃놀이, 진주성 전투 뮤지컬, 진주대첩 승전을 재현하는 가장행렬 등의 행사는 아무 의미도 없다.

행사를 대행했던 업체 관계자는 드론 추락 이유에 대해 드론과 교신하는 장비의 조정 방향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뒤틀어지면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관계자의 답변에서 ‘관심’만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진주시 관계자의 답변, 안전한 축제가 우선인 만큼 (드론의) 전반적인 안전 점검을 거치겠다, 에서는 안전한 축제가 우선이라면서 어떤 대비를 했는지 묻고 싶다.

이번 남강유등축제는 실패했다. 드론아트쇼는 국민의 세금 1억4000여만 원을 허공에 흩날렸고, 태풍 ‘콩레이’ 북상에 따른 축제현장 복구에도 많은 세금이 투입됐다. 얻은 것 보다 잃은 게 많았던 축제였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축제도 어느덧 막바지다. 내년 축제에선 더욱 내실 있는 준비로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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