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위대한일은 사랑과 기쁨
다이돌핀, 기쁨이 부르는 인체의 신비

돈이 많고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즐거움이 없이 산다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즐겁게 세포를 춤추게 하여 건강한 삶을 가져오는 것이 좋지 않은가. 사진=영화 '즐거운 인생' 포스터. 영화사아침제공.
돈이 많고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즐거움이 없이 산다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즐겁게 세포를 춤추게 하여 건강한 삶을 가져오는 것이 좋지 않은가. 사진=영화 '즐거운 인생' 포스터. 영화사아침제공.

 

우리 집 가훈은 조금 과장된 표현으로 “지구가 도는데 지장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자”이다. 사람 사는 일이 지구가 도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하지 않아도 될 걱정과 근심으로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

약 50년 전 딸아이를 출산할 때 분만실 공직의사를 데리고 분만실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지금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한 두 명도 아니고 약 30명 가까운 임산부들이 분만대에 묶인 상태로 산고를 겪으며 고통을 호소하는 걸 보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데 얼마나 많은 산고를 겪어야 하는지, 어머니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절절하게 느낀 적이 있다. 그때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 기억은 태아가 산도를 빠져 나오는 순간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던 산모의 고통이 순식간에 멈춘다는 사실이다. 죽을 것 같은 통증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 약물 중에서 가장 강한 진통제가 모르핀인데, 가령 말기암 환자용으로 쓰는 MS contin 같은 약물의 경우 강력한 모르핀작용으로 말기암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쓰인다. 그리고 이 모르핀보다 4천배 강한 진통을 가라앉히는 물질을 일컬어 다이돌핀(Didorphin)이라고 한다. 다이돌핀은 출산 시 태아가 산도를 통과할 때 쏟아져 나와 극심한 통증을 한 순간에 멈추게 하고 다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망각까지 유도해낸다. 아직 인간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 귀한 물질이 사람이 극도로 기쁨을 느낄 때 분비되고 있다는 건 얼마나 엄청난 생명의 신비인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사랑과 기쁨이라고 한다. 그 뒷면에 다이돌핀이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미움과 통증, 망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의 삶을 보면 자기 세포를 움츠러들게 하거나 윽박질러 세포자신이 살고 싶은 생각을 없게 하는 사람과, 반대로 늘 기쁨과 즐거움으로 돈지갑을 주운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으며 사는 사람이 있다. 또한 돈의 노예가 되거나 일 중독자라든지 자기 자신을 들볶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은 오늘이다 하며 낙천적,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 역학조사결과 정신병자에게는 암이 없다고 한다. 그들은 쌀독에 쌀이 떨어져도, 상대방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도, 자식이 시험에 떨어져도 관심이 없고 오직 배만 부르면 되기에 비위생적인 문제만 없으면 그 흔한 만성병, 불치병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정신병자가 되자는 얘기는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고, 후진국에서는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은데 결과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생활습관병인 난치병, 불치병이 많고 후진국에서는 영양과 위생문제로 세균성질환이 많은 것이다. 돈이 많고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즐거움이 없이 산다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즐겁게 세포를 춤추게 하여 건강한 삶을 가져오는 것이 좋지 않은가. 우리 모두 즐겁게 살아갑시다.

김수경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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