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으로 3억 매출
서울 경호회사 다니다 귀농
힘들 땐 고물수거까지 해봐
높은 매출 비결은 무농약

연근만으로 매출 3억원을 올리는 농장이 있다. 진주 대곡면 대금농장이다. 김성식 대표는 '1년 중 10개월 수익'이라는 이점 때문에 연근 농사를 선택했다. 이미 모두가 부러워 할 만한 억대 매출 농부지만 김씨는 아직 자신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김대표는 학창시절 마산에서 복싱을 했다. 이후 운동 경험을 살려 서울에 있는 경호회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표의 실수로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만다. 운동만 했던 터라 경호회사 외 서울에서 달리 할 일이 없었다. 김씨는 아내에게 밤낮으로 귀농 하자고 설득했다. 그렇게 자연산 미꾸라지를 함께 키울 수 있는 무농약 연근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리 잡기가 힘들었다. 토지 임대료는 높았고 인건비도 올랐다. 힘들 때는 고물수거부터 퇴비판매까지 하며 버텼다. 그러기를 4년. 김대표는 고진감래 끝 마침내 연근농사로 억대 매출을 달성했다.

 

진주시 대곡면 대금농장 입구 전경.
진주시 대곡면 대금농장 입구 전경.

농장과 거주지가 시골, 도시에 따로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네. 4살 아들 교육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답답한 시골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하더라고요. 저 역시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현재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밤마다 술을 마셔서 매일 잔소리를 듣긴 하지만요.(웃음)

 

키우시는 작물이 연근입니다. 일반적인 귀농 작물은 아닌 것 같은데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연근농사가 1년 동안 수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여름 연근이 크는 시기를 빼고는 꾸준한 수익이 가능하죠. 두 번째 이유는 연근을 키우면서 자연산 미꾸라지 농사도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근은 1년 내내 물이 필요한 작물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미꾸라지가 생기게 되거든요. 말 그대로 자연산 미꾸라지라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죠.

 

경상대학교 '가족회사, 블로그 기자단' 활동도 하시던데요.

농사는 역시 판로가 문제죠. 농부들이 가장 힘들 때가, 좋은 물건을 생산해도 판매처가 없어 헐값에 넘겨야 될 때거든요. 그런 점에서 기자단 활동은 저희 제품 홍보도 되고, 정보 공유도 할 수 있어서 아주 유익합니다.

 

농장 규모와 수익을 공개해주세요.

2만평 농장에 연근을 심어 매출액은 상당히 높아요대략 3억원 선인데요. 내년에는 고정 거래처가 생겨 조금 더 높아질 것 같아요. 당초 4억원이 목표였는데 드디어 내년에 달성 할 것 같아요.

 

연근 농사를 지으려면 몇 평 정도가 필요한가요? 

연근은 5천평 이상이 되어야 1년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한 번 캐내면 끝이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을 얻는데 필요한 최소 평수예요.

 

그렇게 넓은 땅은 구하기도 힘들고 값도 비쌀 텐데요.

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땅값이 올라 매입하기가 힘들어요. 만약 자본 여유가 있으면 토지 구입을 하는게 가장 좋지만 그 정도 자본 있는 사람에겐 농사를 권하고 싶지가 않네요. 저 또한 2만평 전체 임대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연근농사는 논에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골 어른들과 잘 조율해 논을 빌려 연근 농사를 짓는다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할 수 있어요. 진주 지역 논 임대료는 1,000평에 100만원 정도입니다.

 

주로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판매하시는 것 같던데요. 다른 거래처는 어디인가요?

스토어팜 매출이 20% 정도고 밴드, 카페 매출이 40%, 나머지 40%는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어요. 가끔 단가 높을 때는 경매장에 나갈 때도 있고요.

 

요즘 작물들 시세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연근 시세는 괜찮은가요?

(웃음) 물론 아니죠. 처음 농사지을 때는 15kg 한 박스가 7만원까지도 했어요. 지금은 반 토막이 나서 잘 받아야 4만원이에요. 그래도 다른 농사보다는 수익이 괜찮은 편이죠.

 

김성식 대표 부부. 서울에서 귀농 뒤 연근농사로 연매출 3억 원을 일궈냈다.
김성식 대표 부부. 서울에서 귀농 뒤 연근농사로 연매출 3억 원을 일궈냈다.

귀농 후 현재 매출액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텐데요. 생계엔 지장이 없었는지? 

연근농사가 처음부터 잘 됐던 건 아니었어요. 땅 임대를 하는데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임대 계약을 했죠. 조사가 부족했던 겁니다. 인건비도 잘 몰라 일하는 분이 저희보다 더 벌어가더라고요. 그러니 당연히 적자도 봤죠. 그러다보니 통장에 돈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물수거를 해 고물상에 팔았어요. 당장 가족이 굶게 생기니까 가장으로서 체면 가릴 일이 없더라고요. 그 뒤 비닐 수거도 했고 퇴비 판매도 해봤어요. 그렇게 생활비 벌면서 농사 공부도 하고 경험을 쌓으니 연근농사가 자리를 잡더라고요. 그때 생각하면 아찔한데 믿고 기다려준 아내가 너무 고맙죠.

 

높은 매출의 비결이나 농장의 자랑거리가 있다면요?

높은 매출 비결과 자랑거리는 무농약입니다. 원래 연근은 농약을 치는 농사예요. 하지만 후발주자가 농사로 자리를 잡으려면 다른 농가들과 다르게 하는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힘들지만 무농약을 고집한 겁니다. 그게 고객들한테 통했어요. 연근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효능이 좋거든요. 몸 건강 생각하는 분들은 무농약을 고집하니 제가 생각한 것과 딱 맞은 거죠. 그래서 지금은 직거래가 계속 늘고 있어요. 무농약 덕에 매출도 늘고 자연산 미꾸라지까지 덤으로 생기니 제가 선택을 잘 한거죠.(웃음)

 

요즘 귀농자들이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비 귀농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귀농자가 부푼 꿈을 안고 시골에 내려와 3년을 못 버티고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주로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귀농을 했더라고요. 귀농 준비는 최소 2년 정도 생각하는 게 좋아요. 기본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하고 개인적으로 발품을 파는 것도 좋구요. 농장 방문할 때는 단체 말고 개인으로 가는 걸 추천합니다. 단체로 가면 좋은 점만 얘기해서 단점 같은 걸 잘 알아볼 수 없더라고요. 경험을 오래 쌓을 수록 실패 확률이 적어지니 주말 농부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가려는 찰나 김대표와 부인이 인건비 얘기를 꺼냈다. 연근은 일반 농사 일당이 아닌, 캐는 만큼 가져간다는 것이다. 15kg 1박스 인건비가 8천원이니 숙련자라면 하루 25만원 정도를 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중노동 농사이기 때문이다. 고액 인건비를 감당하며 무농약 연근농사로 억대 매출을 올린 김성식 대표. 자신의 농장을 전국으로 알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1577 대금농장 김성식 대표 010-5330-3990

사진제공=김성식

 

☞ 귀농ㆍ귀촌 팁!

친환경농산물이란?

환경을 보전하고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약을 쓰지 않고 화학비료 등을 최소로 사용한 농산물이다. 친환경농산물은 재배할 때 정부에서 보증하므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은 유기농산물과 무농약농산물로 나눈다. 유기농산물은 일정기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며, 무농약농산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시비량의 1/3 이하로 사용한다.

친환경농산물은 정부에서 허가 한 전문 인증기관이 검사 해 안정성을 보증한다. 기관은 토양과 물, 생육과 수확 등 생산 및 출하 단계에서 인증 기준을 준수하였는지 품질 검사를 한다. 또 시중에 유통된 농산물의 허위 표시나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친환경인증농산물은 인증 마크와 인증 번호로 확인 할 수 있으며, 주기적인 검사로 안전성을 보장한다. (참고자료=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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