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환(劉世煥, 1876~1917)은 조선 말기(고종 13년)의 의관(醫官)으로, 대한의원의 교수였다.

우리나라에 맨 처음 등장한 약국은 1910년 서울 종로 3가의 인수당 약국(仁壽堂藥局)이었다. 약국 주인 유세환은 구한국 시대의 한국인 약사로 동경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1904년에 의학교 교관에 임면되었다. 육국의 이등 약제관이었다가 1906년에 일등 약제관이 되어 한국인 약학 지망생과 의학도들에게 약학을 가르쳤다.

유세환은 약국을 개업할 때 간판에 처방조제라고 표시하여 약사가 개업한 약국임을 은근히 내세웠다. 그이 약국에서 취급했던 약제로는 설파제를 비롯한 유산균제, 옥도정기 등 약전 약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국산 매약으로는 활명수, 팔보단, 영시환, 고약 등이 있었고, 일본 매약으로는 인단, 용각산 등이 있었다. 그리고 우황청심환이 있었는데, 이 약은 이윤이 가장 많이 남았다.

"이 우황청심환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립니다."

실제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우황청심환을 물에 풀에 풀어 먹였더니 숨을 다시 내뿜으면서 생명이 연장되었던 귀한 한약이다.

"이 약은 집안에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습니다."

실제로 약국에서 적극적으로 가정상비약으로 구매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약은 기사회생 고귀약이라 해서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팔았다. 이 우황청심환은 에누리가 없이 팔린다는 점이다. 10개 들이 한 상자 소매가가 3원이었는데, 이윤은 1원 50전으로 5할이나 남았다. 당시 웬만한 약방의 하루 매상액은 3원 정도였다. 당시 시중의 쌀 한가마 값은 7원 정도였으니 우황청심환의 가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세환은 인수당을 개업하고 7년 후 세상을 떠났다.

우황청심환의 주원료인 우황(牛黃)은 소의 담낭, 담관에 염증으로 생긴 결석으로 생긴 것이다. 담낭과 담관 결석에 걸린 소는 소변을 볼 때 아파서 소리를 지르고, 소변색이 누렇다. 이런 원리를 알고 있는 한의사들은 담낭 결석에 걸린 소를 싼 가격에 사다가 우황을 채취하여 한약재료로 사용하였다. 한의사들은 구입한 소의 담낭 속의 덩어리를 꺼내어 백날 동안 그늘에 매달아 놓고 천천히 마르게 한다. 마르는 동안에는 햇빛이나 달빛도 비치지 않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

우황(牛黃)은 구형, 타원형, 둔한 사각형을 이루고 적황색을 띤다. 큰 것은 살구 정도의 크기이고, 작은 것은 콩 알만 하다. 부수면 가운데 작고 흰 점이 있는데 이것이 원형의 덩어리를 이루어져 점차로 얇은 층이 중첩되어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황은 소의 종류, 산지와 채취방법에 의하여 품종의 차이가 있어서 시판되는 우황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우황에도 가짜가 많은 데 판별하는 방법은 손톱 위에 놓고 문질렀을 때 손톱 속까지 누렇게 되는 것이 진짜이다.

우황은 적황색으로 성미(性味)는 고(苦 : 쓰고), 량(凉 : 차갑고)하고 귀경(歸經)은 간(肝)과 심(心) 경락으로 귀속되는 것을 귀경(歸經)이라고 한다. 즉 약효가 경락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한다.

우황의 성분으로는 콜릭산, 빌리루빈, 에르고스테롤, 비타민D 등이다.

효능으로는 청열해독(淸熱解毒 : 열을 식혀주며 해독하는 것)), 식풍지경(息風止痙 : 경기을 그치게 하는 것), 화담개규(化痰開竅 : 몸의 담을 제거하며 몸 안의 구멍을 열어주어 기혈을 잘 돌게 한다. 몸에는 구멍이 아홉 개가 있어서 구규(九竅)라고 한다. 즉 입, 귀, 코, 눈, 전음(요도), 후음(항문) 모두 아홉이다) 등이 있다. 또한 감염성 질환, 패혈증기로 인한 고열, 의식장애, 번조(煩燥 : 가슴에 열이 있어 불안하며 팔다리를 안정시키지 못함) 경련발작 등의 신경계 증상이 있을 때도 우황의 진정, 강심 작용을 이용하는데 이 경우에는 복령, 황연, 치자 등의 청열약을 배합한 우황청심환을 쓴다.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은 우황(牛黃), 서각(犀角 :코뿔소의 뿔), 대두황권(大豆黃卷 : 말린 콩나물 순)을 비롯한 30여 종이 넘는 생약으로 만든 환제(丸劑)이다. 중국 『증주태평헤민화제국방』과 『고금의방』에 수록되었고, 『동의보감』잡병편 풍(風)의 항목에 수록된 처방이다. 조선 초기까지는 궁에서만 사용되다가 중국에 선물로 보내는 등 명약(名藥)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우황청심환은 갑자기 풍을 맞아 정신을 잃고 넘어진 데에 사용하는 처방이라 하였다. 또한 심기(心氣)가 부족하고 정신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여 아무 때나 기뻐하고 성내며 혹은 전광증(癲狂症 : 간질과 미친병)이 발작하여 정신 착란 된 증상에 쓰인다고 하며, 신병(神病 : 병명이 없이 아픈 증상)에 두루 쓰는 처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주요 약재를 소개하면 산약(山藥), 덖은 감초, 인삼, 덖은 포황(蒲黃), 덖은 신국(神麴 : 누룩), 서각(犀角 : 코뿔소의 뿔), 볶은 대두황권(大豆黃卷 : 말린 콩나물 순), 육계(肉桂), 아교(阿膠), 백작약(白灼藥), 맥문동(麥門冬), 황금(黃芩), 당귀(當歸), 방풍(防風), 물에 간 주사(朱沙) 가루, 백출(白朮), 시호(柴胡), 길경(桔梗 : 도라지), 행인(杏仁 : 살구 씨), 백복령(白茯笭), 천궁(川芎), 우황(牛黃), 영양각(羚羊角 : 영양의 뿔), 사향(麝香), 용뇌(龍腦 : 용뇌나무의 진액 가루), 웅황(雄黃 : 광물질), 백렴(白蘞 : 가위톱), 싸서 구운 건강(乾薑 : 말린 생강), 대추 등을 가루 내어 졸인 꿀과 섞어 4~5g의 환을 만들어 금박(金箔)에 싸서 따뜻한 물에 풀어 마신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뇌조직 손상에도 처방하고 있다’

『방약합편(方藥合編』‘혀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하여 말하기가 힘든 병증과 정신을 잃거나 혼미한 상태에 빠져 의식을 잃어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에 쓰일 수 있다.’

우황청심원은 한의학(韓醫學), 우황청심환은 중의학(中醫學) 처방에 따른 용어이다. 조제에 사용되는 종류와 양이 다르고, 처방에 따라 전혀 다른 약재가 첨가된다. 국내에 출시되는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용뇌, 서각, 대두황권 등 총 30종류의 약재가 들어간다. 반면 중국의 우황청심환은 우황, 당귀 등 총 5~10종의 약재가 함유되어 있다. 우황의 함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판매되고 있다. 저가형은 2천원에서 4천 원대가 있고, 진짜 우황이 함유된 것은 1만 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참고로 중국 북경 동인당에서 제조 판매하는 것은 우황청심환으로 국내에서 제조하는 우황청원과 크게 차이가 있다. 우황청심환에는 사향, 대두황권, 영양각, 용뇌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효과 면에서 국내제품과 차이가 있다.

우황청심원에도 환(丸)의 형태와 현탁액(懸濁液) 형태로 제조 판매하는데 환의 효능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씹어 먹을 때 나는 향(香)에도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향을 코로 마시게 되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