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목에 눈 내리어

길 지워지고

이웃도 지워지는 세상.

끓는 차도 식어지네.

바람이 불면 나 혼자 아니라

차나무 솔나무도 흔들 거려

눈길은 언제나 자국을 남기고

너 이름을 불려주고 있네.

월출산에 틈 생 길 수 있으나

공자의 말씀은 그대로

청자찻잔을 국그릇해도 청자

구름이 가려다고 하늘 없는 아니냐.

그 자리마다 새로운 찻자리

차선의 기운이 가득하면

말처럼 무생이 깨달은이

펼치는 물 불 빛이 눈부시게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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