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출생(1938)▴진주사범, 경북사대영어과▴고려대 교육대학원, 경남대 박사과정▴밀양, 창원 교육장, 경남교육청 교육국장▴경남교육위원역임
▴경남 고성출생(1938)
▴진주사범, 경북사대영어과
▴고려대 교육대학원, 경남대 박사과정
▴밀양, 창원 교육장, 경남교육청 교육국장
▴경남교육위원역임

그 옛날 그대로

남강은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까까머리 소년이 하얀 백발을 이고

찾아든 마음의 고향 진주라 천리길

난 칠암동 대숲 길 벤치에 앉아

여친이 보내준 ‘가을이 남기고 간 사랑’을

들으며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 건너 뒤벼리엔 이미 노을이 내리고 있는데

난 시공을 뛰어넘어 10대로 달려가고 있었고

스쳐간 인연들은 영근 사랑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촉석루 잿더미에서 지켜본 처참한 전쟁의 비극

서장대 차가운 돌팍에 앉아 개와 함께한 노천수업

안성 자취방에 전해온 석이네 엄마의 그 맛 김치

평거들과 비봉산을 헤매며 바라보던 그 파란 하늘

부정비리 판치던 선거판에 나섰던 만용의 계몽운동

징검다리 건너 도동 백사장으로 이어지던 풋내기 사랑

그랬다

발길은 피멍이어도 가슴은 뜨거웠다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젊은 날의 성장통이었다

그 가슴앓이 빈 가슴 되어 물보라로 지고 있었다

인생은 흘러간 세월이 아니라 반추하는 생명이라

그러기에 남강은 너와 내가 만나는 구원의 본향

나는 유량길 떠돌다 모천에 돌아온 한 마리 연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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