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 생활한방 교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민간약초 교수
한국치매예방협회 치매전문 강사
민간약초 관리사

음식궁합(飮食宮合)

장희빈은 숙종의 총애를 받아 후사가 없던 숙종에게 왕자를 안계주면서 득세하여 끝내는 인현왕후 민씨를 폐출하여 왕후에 오른다. 그러나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철이라.”는 항간의 동요가 적중했던 것일까? 미나리는 민씨가 왕후로 복귀되고 장다리 장씨는 희빈 으로 강봉된다. 그러자 장희빈은 음해와 저주를 일삼는다. 결국 숙종 28년 8월. 민씨를 살해하고, 이것이 발각되어 장희빈은 사약을 받게 된다. 민씨를 살해한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민씨 밥상에 올리는 게장에 꿀을 탔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씨가 이걸 먹고 담종 병에 걸려 승하했다는 것이다.

 

게장과 꿀은 음식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음식궁합이 맞지 않는 것이 많다는데 게장과 꿀, 게장과 감 뿐 아니라 파나 부추도 꿀과 함께 먹으면 나쁘고 붕어와 맥문동, 녹두와 비자, 간과 곶감, 술과 홍시, 술과 호도, 선짓국과 녹차, 꿀과 홍차, 시금치와 근대, 쇠고기와 밤, 생선회와 마늘, 혹은 생선과 대추, 미꾸라지와 개고기, 청어와 콩, 인삼과 무씨, 삼초와 미역 등은 함께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키기 쉬운 관계 들이다.

이렇게 음식궁합이 맞지 않는 식품들을 상극(相剋) 관계의 식품들이라고 한다. 씨앗류, 땅콩 등과 감자. 고구마, 밤 같은 전분 식품을 함께 들면 상극 작용을 일으킨다.

신맛 과일과 단 과일 역시 상극(相剋) 관계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식(蘇軾 :소동파)은 동파거사로 불렸다. 그래서 그가 즐겼다는 돼지고기와 배추 요리를 동파육 또는 동파채라 했는데, 돼지고기나 배추는 모두 소양인 식품이기 때문에 음식궁합이 매우 잘 맞다. 이런 관계를 상생(相生) 관계라고 한다. 생굴도 소양인 식품이요. 새우도 소양인 식품이다. 그래서 배추 생잎에 돼지고기 한 점을 얹고 생굴을 얹혀 보쌈해 먹거나, 돼지고기를 새우젓에 찍어 먹으면 상생(相生) 관계로 맛도 좋고 소화도 잘 되고 건강식이 된다. 음식 궁합이 맞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상추나 청포묵과도 궁합이 맞는다. 상추 쌈해 먹거나 청포묵에 돼지고기, 미나리를 넣고 초장을 쳐서 소위 ‘탕평채’라는 시원 상큼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춘곤증, 주하병(注夏病 : 더위로 머리가 아프거나 몸에 힘이 없고 노곤한 증상)을 이겨낼 수 있다. 춘곤증은 봄 타는 병이요. 주하병은 여름 타는 병이다.

봄 타는 병에 냉이, 부추도 좋다. 그러나 냉이는 식초와 궁합이 맞고 국수와는 상극(相剋관계라 함께 먹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부추는 따뜻한 성질인데,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입맛을 돋우어 준다.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궁합 이 맞고 참깨와도 어울리지만 따뜻한 성질의 쇠고기와는 상극(相剋)관계다.

봄 타는데 아욱이 별미라고들 한다. 칼슘이 엄청난데 마늘과 잘 어울린다. 『본초강목』이라는 의서에는 “아욱을 먹는 데는 마늘을 쓴다. 마늘이 없으면 먹지 말라.”고 까지 할 정도로 아욱과 마늘은 찰떡궁합이다.

이렇게 음식궁합이 잘 맞는 식품으로는 쑥과 쌀이 있다. 쌀밥에 쑥국 또는 쑥떡은 그래서 이상적인 음식이다. 쑥갓과 조개, 딸기와 우유, 인삼과 대추, 인삼과 닭도 좋다. 삼계탕은 가장 잘 어우러지게 배합한 음식이다.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복어와 미나리, 미꾸라지와 산초, 굴과 레몬, 미역과 두부, 시금치와 참깨도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

한편, 『방약합편』이라는 의서에는 눈이 붉은 생선, 눈을 감은 생선, 물에 넣으면 떠오르는 돼지고기, 고기에 붉은 점이 있는 것, 건조시킨 고기가 말라 있지 않은 것, 발을 펴지 못하는 닭이나 들새, 뜨거운 음식을 구리그릇에 담았을 때 그 음식에 땀방울이 맺히는 것은 먹을 수 없다고 하였으니 참고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약과 음식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약의 효과가 배(倍)가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줄어들기도 한다. 변비약과 항생제를 복용할 때는 우유나 유제품을 금해야 한다. 우유나 유제품에 함유된 칼슘이 위산을 중화시켜 약의 보호막을 녹일 수 있어 장까지 가지 못한다.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할 때는 오렌지 주스와 같은 산성 과일 주스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물간의 대사(代謝)를 방해해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피임약을 사용하거나 호르몬 대체 요법을 하는 여성의 경우 인삼(홍삼) 섭취 때 주의해야 한다. 인삼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필요 이상의 에스트로겐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천식 치료제를 복용할 때는 등 푸른 생선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히스타민 물질이 함유돼 있는 경우가 있어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수면제나 진통제, 기침 감기약 등은 술과 완전히 상극이어서 술과 함께 먹을 경우 증상이 악화된다.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할 때 가능한 조미료를 먹지 말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흰 설탕은 단당류이기 때문에 전환이 빨라 가장 먼저 피해야 한다.

약초로 만든 차는 비타민제나 빈혈 치료제(헤모페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녹차나 홍차에 함유된 타닌 성분이 약물의 고유 성분을 변화시켜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한약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이 많다. 한약 처방전에 보면 돼지고기나 닭고기 먹지 못하게 한다. 그 이유들은 특별한 체질(태음인과 소음인)인 경우 돼지고기가 설사를 일으키고, 더운약일 경우 돼지고기의 찬 성질이 약효를 줄일 수 있다. 또 약이 위, 대장에서 기름과 엉켜 버려 소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으며, 염증이 있을 경우 염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밀가루 음식도 피해야 할 식품이다. 밀가루 음식은 위장병을 앓고 있거나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기관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소화가 잘 안되어 약물의 흡수에 장애를 준다. 녹두 같은 식품은 약의 효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특히 무(생무나 삶은 무)는 지황이 들어간 약(경옥고 등)과는 상극이다.

약마다 복용 시간이 다른 경우는 식사 전 30분에 복용하는 약들은 식후에 복용하면 흡수율이 떨어지거나 식전에 복용하면 더 좋은 경우이다. 예를 들면 결핵 치료제, 식욕 촉진제, 위장 운동 촉진제, 구토 억제제, 협심증 치료제 등이다. 식사 후 30분에 복용하는 약들은 소화제나 영양제, 대다수의 의약물 복용 때 권장되는 경우이다.

특정한 시간에 복용하는 경우는 고혈압 약은 맥박 수와 혈압이 더 많이 올라가는 아침이 좋고, 고지혈 약은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지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초저녁에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천식 약, 위궤양 약, 변비 약 등은 취침 전에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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