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도
경남환경교육연합 생태위원장

 

국가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를 심기 알맞은 기온은 섭씨 6.5도 안팎이다. 그런데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정작 국가 지정 식목일인 4월 5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의 평균 기온이 10~20도를 웃돈다. 이 무렵에 나무를 옮겨 심으면 이미 너무 많이 자란 뿌리가 새 땅에 제대로 내리지 못해 고사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해로 74회째를 맞는 우리나라 식목일은 조선총독부가 1911년 4월 3일로 지정한 것을 해방 이후 미 군정청이 1946년 4월 5일로 변경해 오늘에 이른다. 4월 5일은 양력으로 24절기의 다석번째인 청명(淸明)이 드는 날이다. 우리 조상은 청명 무렵에 가래질로 흙을 고르며 논농사를 준비했다. 조선시대 성종은 1493년 이날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에서 문무백관과 더불어 제를 올린 뒤 몸소 농경시범을 보였다. 1910년에는 순종이 친경(親耕)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역사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4월 5일은 국민들이 기억하는 식목일로서 상징성을 지니는 것은 사실이다.

1872년 4월 10일,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렸고 그 뒤 J.S 모텅의 생일인 3월 22일을 '나무의 날' 이라는 의미의 '아버데이(Arbor Day)'로 정하고 제 1회 식목행사에서 유래한 것이 식목일이다

유엔은 해마다 3월 21일을 '세계 숲의 날', 그리고 그다음 날인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기리고 있다. "숲의 날에 나무 심고 물의 날에 물 주자"는 캠페인을 전개 하고 있음을 볼 때 식목과 육목의 날이 보름정도 앞 당겨져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10년간 식목일 평균기온은 영상 10도 정도로, 1960년 5도, 1970년 7도에 비해 많이 높아진 상태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로 인해 식목일이 제정될 당시인 1946년 당시 4월의 평균기온이 최근에는 3월 중순에 해당한다.

경남의 금주 온도가 20도를 넘는다. 봄을 상징하는 매화, 산수유, 개나리는 벌써 낙화가 되고 벚꽃은 만개하여 꽃비를 날리고 있다. 요즘은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한 한반도의 아열대성 기후로 날씨가 계속 더워지고 봄꽃의 개화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식목일을 3월 중순으로 앞당겨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3월 중순을 전후하여 식목을 해야만 뿌리의 착근이 잘되어 나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지금처럼 4월에 심은 나무는 수분 스트레스를 받게 돼 활착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싹이 트고 잎이 나는 4월보다 앞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아일보 1976.4.3 일자에 「50년생 느티나무 한 그루가 하루 12사람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한다하니 이것만으로도 나무를 많이 심고 볼일이다.」라는 기사가 있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숲, 이제는 우리가 숲의 눈으로 바라보고 보듬어 주어야 할 때이다. 식목일을 즈음하여 도민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봄철과 식목일만이 아닌 1년 내내 “생애주기별 기념 내 나무 갖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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