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 「읽어 봅시다」

지난 3월23일 런던 도심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브렉시트 반대를 외치는 시위에 동참하고, 대국민청원사이트에는 브렉시트 반대청원에 500만 명이 참여했다.

이처럼 영국은 지금 브렉시트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배경과 과정을 알아보기로 한다.

1. 배 경

영국은 그레이트 브리튼섬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섬 북쪽에 자그마한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져 있다.

브렉시트란 영국을 뜻하는 Britain과 탈퇴를 뜻하는 Exit 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유럽연합은 유럽내 27개국이 단일시장을 구축하고 단일화폐를 쓰면서 경제적으로는 단일국가처럼 자유로이 거래하며 상생하자는 취지로 1993년에 창립되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선진국은 무관세로 인한 수출확대의 혜택을 누리고 후진국들은 일자리를 찾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잇점이 있었다.

하지만, EU는 국가별 부의 수준이 다르고 경제적공동체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엄연히 독립적인 체제였기에 갈등의 씨앗이 내재되어 있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싹이 트기 시작했다.

재정위기에 몰린 EU국가들 구제에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영국인들에게 쓸 재정자금이 줄어드는데 불만이 생겨났다.

여기에 빈국의 국민들이 영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생각에 차라리 EU를 탈퇴해서 이민을 막아야 된다는 여론이 확산 되면서 비롯된 것이다.

브렉시트에 대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사실 EU를 통해 얻는 이득이 훨씬 많다는 게 중론이다. 주요수출국의 대부분이 EU국가로서 무관세에 의한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2. 과 정

EU탈퇴여론을 이용해서 케머런 영국총리는 브렉시트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국민의 호응을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또한 EU탈퇴카드로 EU를 압박했고 결국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을 축소하고 EU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거부할 권한을 부여받는 등 EU내에서 영국의 특별한 지위를 보장받았다.

그럼에도 영국내 브렉시트여론이 가시질 않자 공약대로 2016년 국민투표에 부쳤다.

당연히 브렉시트가 부결될 걸로 예상하고 투표로서 여론을 잠재울 의도였으나, 51.9대 48.1로 브렉시트가 가결되고 말았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케머런 총리는 사임하고 이때부터 영국은 혼돈의 도가니에 빠져들게 되었다.

메이 총리가 이어받고 2017년 3월부터 어떤 방식으로 탈퇴할지에 대한 협상시간이 2년간 주어지고 이제 그 막바지에 이러게 된 것이다.

메이 총리가 EU와 탈퇴관련 협상을 하고 거기서 합의된 협상안을 영국의회승인을 받으면 브렉시트가 마무리 되는데 영국의회에서는 부결되었다.

그 부결된 협상안의 핵심은 북아일랜드 관련 건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선은 500킬로미터에 달하며 국경근처에 100만 명이 거주하고 3만 명이 국경을 넘어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같은 EU내에서 수십 년 간 왕래하며 생활해오다가 브렉시트로 인해 이제 국경선이 생기고 검문소도 부활하고 세관이 생기는 것이다.

과거 분단되었을 때 많은 무력충돌분쟁이 생긴 역사가 있기에 영국과 EU모두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어서 결국 북아일랜드는 EU에 잔류할 수 있게 브렉시트 예외사항(BackStop)으로 합의를 본 것이다.

그런데 EU탈퇴 찬성자들은 이민자들이 아일랜드를 통해 북아일랜드로 갈수 있고, 북아일랜드를 통해 영국으로 자유로이 들어오면 이민을 막을 수 없고 국경이 뚫리는 것이어서 브렉시트가 의미 없다는 논리로 합의안에 반대하는 것이다.

3. 결 론

브렉시트 연기냐 협의 없는 브렉시트냐 재투표냐를 두고 어떻게 될지 현재 미궁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EU회원국들끼리 관세도 부과하지 않고, 국경통과도 자유로운 상황이었다가 브렉시트 이후엔 관세, 금융, 항공, 검역, 국경통과, 무역규모축소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물론 분담금문제 이민문제 해결하고 EU이외 다른 나라로 무역규모를 확대함으로서 영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으며 이제 그 결론의 시간이 영국민들에겐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이 되었든 획기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상처만 남을 것이다.

케머런 총리의 무모한 베팅과 생각지도 못한 국민투표결과가 영국을 혼돈으로 이끌고 있다. 처음부터 국민의 대부분이 충분한 이해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중대한 사안을 국민투표로 결정한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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