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의학 저자 김병항

▶전통 선약(仙藥)의 효능

지난 20세기 동안 서양의학의 등장으로 한방의 전통 선약들이 뒷전으로 밀려남으로써 그 진가에는 무관심하고, 서양약인 이른바 해열제인 아스피린이나 별 것도 아닌 외래의 녹색식물인 알로에나 케일 등이 선약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알로에나 케일의 효능도 다른 푸른색 야채들과 마찬가지로 이것들이 지닌 열성에 있다.

한방서는 산삼, 인삼, 녹용, 봉밀, 백봉용, 더덕 등이 대표적인 선약으로 꼽아 왔다. 이 약재들이 선약으로 꼽히는 이유도 특수한 효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열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아스피린의 효능

오늘날 온갖 이름의 양약들이 많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저렴한 것이 해열, 진통, 소염제로 알려진 아스피린이다. 근년 미국 모 의과대학 연구팀이 아스피린에 암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고 실험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아스피린의 효능이 큰 화제가 되지는 못하고 일과성으로 묻혀 버렸다. 최근에 와서 다시 신문지상에 부상했지만 환자나 세인들로부터는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 연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일반인들은 무관심하다.

가장 값싼 아스피린으로 암이 예방되고 낫는다는 사실을 환자나 세인들이 알게 되면 의료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임으로, 페니실린과 마찬가지로 의료업계에서 의도적으로 덮어버리는 게 아닌가하는 깊은 의혹을 자아내게 된다.

가장 값싸고 효과적인 페니실린이나 아스피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환자들에게는 엄청난 이익이 돌아갈 것이지만 제약업계와 의료업계에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으로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고가의 약은 그만큼 약효가 좋을 것으로 착각하는 환자들의 그릇된 인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른바 항암제라는 것도 다름 아닌 피린계통 약재인데도 말이다.

아스피린의 치료 효능도 다름 아닌 열성에 있다. 모든 병의 증상이 냉증임으로 병을 낫게 하는 효능은 열성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유념해야할 것은 화학성인 아스피린보다는 녹차 등 발열성 식품이 안전하다는 점이다.

▶온열의 효과

병증이 곧 냉증임으로 병은 온열에 의해 치유된다. 모든 치료수단들이 다 온열치료이다. 침, 뜸, 탕제, 안마, 온욕 등은 물론이고 녹색야채나 녹색식물 발효식품 등의 효능도 열성에 있다. 양약인 아스피린, 페니실린, 항암제, 방사선, 등도 역시 열을 이용한 치료수단이다. 해열제 진통제 등도 모두 열성약제들이다.

그러나 열성이 풍부한 약재나 식품을 통해 체온을 높이거나 물리적인 수단으로 가온하는 것은 대증요법에 불과함으로, 심인성질병은 치료되지 않는다. 물질이나 수단으로 체온을 높여도 마음이 상해있으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암을 위시한 심인성질병들이 나으려면 마음(심화)이 따뜻해져야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려면 질적 감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암세포는 온열에 약해서 온열에 의해 궤사한다” 는 이론은 잘못된 소견이다.

▶삼림(森林)의 효과

병원치료를 포기한 암환자들이 조용한 산속에서 숲을 벗 삼아 생활하다 보면 암이 저절로 나은 경험자나 피부병인 아토피가 낫는 경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숲 속 생활로 병이 낫는 이유를 물질에서만 찾으려는 의사들은 환자의 몸에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엔도르핀호르몬의 분비이론을 배경으로 한 부정확한 이론이다.

환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맑은 공기나 삼림에서 병을 낫게 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성분이 나오기 때문일 것으로 착각할지도 모르나, 그건 모두 정답이 아니다.

근자에 급증하고 있는 아토피와 같은 피부병이나 암이 삼림욕을 통해 낫는 것은, 삼림 속 공기에 아토피(피부발진)나 암이 치유되는 어떤 특수한 성분이 있어서가 아니다. 기분이 좋아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조용한 숲 속을 거니는 상쾌함이, 잔잔한 소슬바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지저귀는 산새소리, 졸졸 흐르는 개울물소리, 형형색색의 온갖 초목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정서가 순화되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병이 저절로 낫게 된다.

서양서 말하는 아토피란 발진성 피부 전염병을 이름인데 이를 동의서는 풍진이라고 한다. 문제는 발진이 과연 공기 속의 바이러스에 의한 증상인가 하는 점인데, 짜증스러운 성격이나 부모나 형제 사이의 잦은 갈등 때문이 아닌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화용자락(和容自樂)

화용이란 평화로운 얼굴(표정)을 말하며 자락이란 자연히 즐거워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얼굴을 마음의 거울이라고 한다. 표정이 곧 심정의 표출임으로 심정 여하에 따라 표정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심정이 편안해서 즐거우면 마음의 실체인 좌심실의 심화가 활성상태임으로 체온이 따뜻하고 혈액이 맑아서 유통이 잘 됨으로 병이 생기지도 않고, 생겼던 병도 자연히 낫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거울 앞에서 의도적으로 밝은 표정을 지으면 신기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쁜 감정들이 사라져버린다. 이때 의도적으로 평소 미워하던 사람을 떠올려 보면 신기하게 미운 감정이 없어진다. 편안한 감정이 뇌수로 전파되면 뇌수의 색깔이 밝은 색으로 변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마취 대신 마음이 편안하도록 최면을 걸어놓으면 수술을 해도 통증을 못 느끼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 평소에 밝은 표정을 잃지 않는 것이 건강유지의 비결이다. 마음이 몹시 상했을 경우인데도 밝은 마음으로 고쳐먹으면 아무리 중증이라도 자연히 낫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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