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우성숙 愛say
인산가 연수원장

남녘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온 산야를 누빌 제 곳곳에서 매화는 저마다 짙은 향내를 풍기며 미소짓는다. 산길을 갈 제는 생강 꽃이 수줍은 듯 노란 웃음으로 산행객을 맞이하고 산골 마을에는 노란 산수유 꽃이 만발하여 환한 미소로 사람들을 부른다. 그리고 도롯가에 줄지어 선 벚나무들 역시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지난겨울은 별달리 추운 줄 모르고 지나갔으나 제 차례가 되었다는 듯 봄은 여지없이 겨울을 밀치며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선뜻 다가왔다. 참으로 좋은 계절이지만 자연의 초목들이 땅속의 물을 끌어당겨 제 줄기와 가지를 키우고 꽃을 피우며 잎을 틔울 때 장독 안의 간장·된장과 사람이나 동물 체내의 염분을 끌어다가 대량 소모되는 미네랄 영양소로 보충하여 활용함으로써 우리 몸은 알 수 없는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이른바 춘곤증春困症이라 불리는 이러한 증세를 해결할 수 있는 묘방妙方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각종 봄나물이다. 온 들판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곳곳에서 냉이와 달래가 봄기운을 가득 담고 땅 위로 솟아올라 자라고 있으며 두릅 싹이 돋는 모습도 보인다.

봄이 오면 우리 몸의 생기生氣를 북돋울 나물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도 그 영양물들을 유효적절하게 제 건강을 증진하는 데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올봄에는 부디 문밖으로 나가 봄바람을 쐬며 봄의 들녘에서 쑥, 냉이, 달래, 두릅, 돌나물 등 다양한 봄나물들을 채취하여 평범한 밥상을 ‘건강 밥상’으로 만들어 춘곤증을 물리치고 봄의 생기를 듬뿍 섭취하시기를 바란다.

냉이는 살짝 데쳐서 서목태 죽염 된장으로 조물조물하여 들기름 넣고 깨소금 넣어 무치고, 달래는 서목태 죽염 간장으로 양념간장을 만들어 밥을 비벼 먹으면 좋다. 또한 냉이는 서목태 생콩가루에 살살 버무려서 서목태 된장국을 끓이거나 냉이 전을 부쳐 먹어도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돌나물과 미나리는 죽염수로 물김치를 담가 먹으면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아무튼, 봄이 되면 춘곤증을 위시하여 환절기의 여러 병증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묘책이 요구되는데 향긋한 봄나물과 죽염 양념만으로도 다른 건강보조 식품이 따로 필요 없는 ‘건강한 밥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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