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기오
교육학 박사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인간 교육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들로는 인간의 특성 이해를 비롯한 인간을 이해하는 관점들의 긍정적 수용이다. 즉 고전적/이성적 인간관, 종교적 인간관, 생물학적 인간관, 유물론적 인간관, 그리고 자연과학적 인간관과 행동과학적 인간관 등의 수용이다.

인간의 일반적 특성은 이성을 지니고, 도구나 연장을 만들어 사용하며, 의·식·주를 위한 생계 활동 이외에도 풍부한 상상의 세계에서 다양한 창조 활동을 전개하면서, 복잡 다양한 조직과 제도 그리고 사상을 지닌 사회적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가치를 추구하고, 주체적-이성적 판단을 내리며 그 판단에 의해서 행동하는 도덕적-윤리적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 이전의 인간 특성에 대한 대표적인 견해는 성악설(性惡說), 성선설(性善說), 백지설(白紙說)이다. 그다음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학파, 파스칼 등으로 설명되는 고전적-이성적 인간관이다. 즉 이성은 인간의 행위를 이끄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이성은 인간을 인간 이외의 모든 자연물과 구별하게 한다. 그리고 인간은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우주적 이성인 로고스(Logos)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등과 같은 관점들이다. 이성적 인간관 다음으로 이해되어야야 할 관점은 종교적 인간관이다.

종교적 인간관은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양적인 것은 주로 기독교적인 전통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동양적인 것은 주로 불교적인 전통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교적 인간관의 특징은 인간의 지위와 인격을 대등한 가치로 표현함으로써 덕이 있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도교적 인간관의 특징은 노자와 장자의 인간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노자는 만물이 생성하는 근원을 도(道)라고 보고, 정치의 술(術)이나 처세의 술(術)로서 무위(無爲)를 중요시하였다. 장자는 시비(是非)의 분별(分別)을 버리고 자연(自然)의 전체적 질서를 따르는 인간이 되기를 권했다.

생물학적인 인간관의 경우는 다윈의 진화론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성적 인간관에 대한 반론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관점이다. 진화론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동물로부터 진화된 고등 동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물론적 인간관의 경우는 인간의 본성을 고도로 발달된 유기 물질이라고 보고, 유기 물질은 영원히 스스로 운동하고 변천하는 물질의 발전 과정에서 생긴 진화의 결과라는 관점이다. 그리고 과학적 인간관은 두 분야로 나눠지면서 한 분야는 자연과학적 시각에 근거한 인간관이고, 다른 분야는 자연과학적 시각을 사회과학에 적용시킨 행동과학적 인간관이다.

자연과학적 시각에 근거한 인간관은 인간도 물질 체계의 일부이며 공간과 시간의 제한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행동과학적 인간관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환경의 힘으로 얼마든지 통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어떤 형성체가 되기를 기다리는 ‘빈 유기체’로 해석한다. 즉 백지설((tabula rasa))과 그 전제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인간 교육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로는 인간의 특성 이해는 물론 고전적 인간관, 이성적 인간관, 종교적 인간관, 생물학적 인간관, 유물론적 인간관, 자연과학적 인간관, 그리고 행동과학적 인간관 등에 대한 긍정적-생산적 수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