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하영갑
경남연합신문 문단-시

어버이

                                       시인 하영갑

 

늘 밝은 해만 보고 그려왔던 어버이

달의 그림자까지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긴장과 희망의 날을 엮고 달아 오고 있었네요

찢어지고 깨어져 아팠던 그 날이었든

작은 성취에 벅찬 가슴으로 밤을 맞았던 하루였든

당신의 오늘은 장하고 아름답습니다.

경적 없이 스쳐 지나고 있는 이 시간

님이 어디에서 어떤 모습 어떤 마음으로

분 초를 씹으며 계시든 오늘 이 시간에도

당신은 초라하지만 위대하고 아름답게

삭아가고 낡아가며 늙어가고 있음이

가슴 터지도록 아깝기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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