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1번가에서 양질의 화장지를 만들며 제지공장으로서 최고를 자랑하든 전모 대표는 리어커를 끌면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사업가였다.

근면성실의 정신으로 삼덕제지를 키워오면서 직장근로자들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게 되어 직장노동조합도 만들어 상생공존으로 회사가 잘 운영되었는데 2003년 7월부터 직장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되면서 잘나가던 삼덕제지의 운명은 파멸로 가는 시발이 되고 말았다. 삼성그룹 직장노조를 민주노총에 가입시키기 위하여 온갖 압력 수단을 총동원한 민주노총에 이를 반대해온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이재용부회장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다.

전모사장이 손수 리어커를 끌면서까지 자수성가 기업으로 키운 삼덕제지를 민주노조 가입으로 근 1개월간 공장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요란스런 소음을 내며 사장이 다이너스티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는 둥 온갖 황당한 비난과 함께 오너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억지의 요구조건들을 내세우며 무려 45일 동안 꽹과리와 북을 치며 파업농성을 했다.

공장주변 마을 사람들은 리어커를 끌면서 근면 성실하게 돈을 모아 삼덕제지를 일으킨 전 사장 덕분으로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가족들을 부양하게 되므로서 주변 장사도 잘되고 마을생활의 여유가 많이 생겼는데 야만적 행동의 민주노조들의 파업데모로 인해 지역분위기가 어수선하게 싸늘해지면서 지역주민들은 치를 떨 정도로 이들을 미워하고 손가락질 했다.

근로자들로부터 고마운 마음을 받아야할 오너가 민주노조로 변한 근로자들의 배은망덕 행위에 허탈해 하면서 그동안 일자리를 늘리며 상생공존의 마음을 가져 온 자신이 너무도 미워져 이렇게 의리 없는 노조들과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환멸감에 수십 년 동안 키워온 삼덕제지공장의 재산을 정리하고 4364평의 공장마저 전격적으로 안양시청에 기증하고 전 모 사장은 영원히 한국을 떠나버렸다.

나는 육신만 이 나라를 등지는게 아니고 영혼까지도 등지고 간다고 마지막 말을 남기기도 했다.

민주노총 가입으로 신나게 꽹과리를 두들기던 삼덕제지 근로자들은 졸지에 일자리는 물론 데모할 공간마저도 잃어버리고 근로자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어리석음으로 2003년 어느 날 삼덕제지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철탑고공 농성이라든지 강성일변도의 투쟁모습을 보면 노동운동의 근본취지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농경문화 시대로 이어져 오다가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기업체와 노동자가 조화를 이루며 상생공존의 취지에서 노동조합이 탄생되었다면 그들 단체의 보위와 확장성에만 무게를 둘게 아니라 기업이 살아야 내가 산다는 기본원칙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기업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한다면 결국 삼덕제지와 같이 되지 말라는 것도 없지 않겠는가?

가뜩이나 기업경제가 어려운 이때 민주노총에서는 무엇 때문에 어렵사리 경영하고 있는 기업체 앞에서 현수막과 확성기를 동원하여 말없이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선동하며 기업경영을 파괴하고 노동파괴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되면 반사회적 반국가적 노동운동으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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