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 많은 산 중 와룡산에는 다양한 전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섣달 그믐날 밤이면 산이 운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고 우리나라 족보격인 ‘산경표’에 와룡산이 누락됐기 때문이라는 설과 와룡산 아흔 아홉 골의 골짜기가 백 개를 이루지 못해 운다는 설,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민재봉을 깍아 내렸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와룡산 중턱의 바위는 굴이 있어 ‘굴 바위’ 또는 상사병에 걸린 사람을 이곳에서 떠밀어 죽였다 해 ‘상사바위’라 불린다. 산 정상 ‘새섬바위’는 옛날 심한 해일로 바닷물이 이 산을 잠기게 했으나, 이 산 꼭대기에 있는 바위만은 물에 잠기지 않아서 그 곳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죽음을 면했다는 전설이 있다.

와룡산 지명과 관련된 또 다른 유래는 고려 태조 왕건의 여덟 째 아들이자 현종의 아버지인 안종 욱의 이야기다. 욱은 와룡산 지기의 영험함에 부합하고자 아들인 현종에게 금 한 주머니를 주면서 “내가 죽거든 이 금을 지관에게 주고, 나를 고을 성황당 남쪽 귀룡동(와룡산)에 장사해라. 그리고 반드시 엎어서 묻도록 하라”라고 유언했다 고 한다. 향토사학자 권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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