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하영갑

나라나 가정, 학교가 온통 청년 취업문제 해결을 위해 진통을 겪고 있다.

저놈의 자식. 주야가 바뀌어 낮에는 씩씩 자고, 밤 되면 올빼미 모양으로 바깥으로 해 달리니, 앞으로 뭐가 될 런지 작은 걱정이 아니다. 수 없이 당하고 당하다가 그 꼴 보기 싫어 집을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가고, 진학도 취업도 생각 없고 어쩌다 아르바이트 며칠 하다가 그만두고 술이나 퍼먹고 다니면서 부모 가슴에 멍들일라고 작정을 한 듯한 놈이지.

점심때가 훨씬 지난 오후 3시경 비시시 일어나 화장실에서 나오는 놈을 보고 한 방 쏘아 부쳤다.

“야! 똥강아지야. 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기에 이렇게 온 식구를 힘들게 하고 있냐? 이젠 정말 내가 힘들어 못 살겠다. 그러니 제발 내 눈에 좀 안보이면 좋겠다.”했더니 그 말 잘 나왔다는 듯,

“엄마! 나 방 하나 얻어 주라. 나가서 살게.”··· 이성친구, 자동차, 술, 담배, 패싸움 등등으로 경찰서, 병원 신세를 면치 못하는 돌아이.

세상 구경 제대로 해야겠다고 애비한테 돈 타서 나간 놈. 흥청망청 엉뚱한데 쓰고 제대로 세파에 맞아 보지도 못하고 간에 바람만 잔뜩 들어 기어 든 놈.

일 년이 멀다하고 직장을 갈아 가며 건방과 사치로 말썽을 부리고,

“엄마, 걱정하지마라. 여자는 결혼만 잘 하면 끝이다.”하고 떠벌리면서 수시로 계절별로 바뀌는 남친, 옳은 머슴아도 하나 꿰 차지 못하면서 밑밥만 잔뜩 뿌리고 돌아다니다가 미친 사람처럼 해서 울고 들어 온 딸아이.

고시원에 들어 ‘공시생’으로 3년을 고생하다가 세 번째 시험에 낙방하고는

‘이제야 뭘 해야 할지 알았다’며 통닭집 배달원으로 들어가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 한 놈.

중국집, 맥주집, 통닭집, 꼬치집, 루, 숖, 방으로 전전하다 몽땅 말아먹고 튄 놈. 그 들의 가슴 가슴은 과연 어땠을지.

취업이나 직장은 정작 자신을 먼저 알고 선택할 직업을 이해하며 적당한 일을 찾는 것 뿐 아니라 준비와 선택, 그리고 일의 적응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민과 의지가 몸에 배이지 않는 한 초기 시련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한 부모님이나 선생님, 선배 또는 멘토의 역할이 적기에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좋은 경관과 터를 구하고 좋은 자재로 최고의 건축기술이 가미 되듯.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리라’ 믿는 것 보다는 풀이 더 많이 난다는 웃지 못 할 이론도 있다. 시대적 현실을 바로 봐라. 모든 일에는 순리와 진리가 통하나 환경이 받쳐 주지 않는다면 난관이 부닥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갖가지 어려움과 고통에 시달리는 당신의 자녀, 청년들을 구하는 길은 오직 하나다. 먼저,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찾을 수 있도록 욕심 부리지 말고 성심껏 도와 줘라. 그리고 취업 당사자는 너무 어려운 것 꼭 배우고 익히려고 생각마라. 그 길이 아닐 수도 있으니. 부모의 생각이나 타인의 선택이 모두 수용되어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 얇은 귀로 인해 한 번의 잘 못된 선택은 숱한 세월은 물론, 부모님까지 이 세상을 뜬 후에야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다시 돌아 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이다.

결론은 한마디로

“취업? 많이 보고 많이 새긴 후 재미있는 일을 네가 선택하여 살아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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