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상식 108-14

옛날 아녀자들이 음력 5월이 되면 봉숭아의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 소금 등을 넣어 손톱에 묶어 빨갛게 물들이는 풍속은 오행설에 적(赤)이 사귀(邪鬼)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며, 근래에는 소녀들이 첫눈이 올 때까지 물들인 빨간 손톱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아름다운 추억을 갖곤 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서양의 매니큐어가 봉숭아물들이기를 밀어내 버렸다.

봉숭아는 적색, 백색, 분홍색, 자주색의 4가지 종류가 있다. 종래에는 유색봉숭아만을 물을 들이는데 사용하였으나 백색봉숭아도 손톱에 물이 잘 들며 밤새도록 묶어 놓지 않아도 2시간 이상이면 손쉽게 물을 친환경적으로 들일 수 있다.

또한 백반을 혼합하면 손톱에 물들이는 시간을 단축시키며 연한 색으로 물을 들일 수 있다. 봉숭아물(색소)은 냉동하지 않으면 오래 보관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봉숭아 꽃잎과 백반을 잘 짓찧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봉숭아물은 1년 동안 언제든지 손톱에 물들일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매니큐어를 손톱표면에 바를 경우 그 때문에 산소가 손톱을 통과하지 못하여 손톱 색이 하얗게 되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봉숭아물은 손톱이 숨을 쉴 수 있어 건강 면에서도 효과적이므로 봉숭아 즙을 발라 손톱을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미를 추구하는 방법에서도 자연 속에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친환경 재료를 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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