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한 공설화장장에서 일하던 A(50)씨가 사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 청원이 제기됐다.

숨진 A씨 딸은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설화장장, 강제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직원 재수사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딸은 "10년 넘게 통영 공설화장장에서 일한 아버지가 지난달 30일 근무하던 곳에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아버지는 올해 1월 입사한 새 동료와 마찰이 생겨 그 동료로부터 수차례 폭언을 듣고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사 중 아버지 국그릇을 빼앗아 머리에 부어버리고 깨진 병이 있는 곳으로 밀어버리기도 했다"며 "틈만 나면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며 '나는 빽이 있고 높으신 분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차례 시청을 방문해 가해자 제재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했으며 경찰도 제대로 된 수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시청에 수차례 얘기했으나 모르쇠로 일관하며 '어린 사람에게 당한 게 자랑이냐', '쪽팔리지도 않냐' 등 수치심을 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당시 상황이 녹음 된 아버지 휴대전화를 증거로 제출했으나 경찰은 단순 자살로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이 제대로 조사돼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길 원하며 일을 무마하기 급급한 시청도 수사해달라"며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워 억울한 사람이 없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현재 내사 진행 단계로 수사를 종결하지 않았으며 유족들이 아직 휴대전화를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진단서와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으나 좀 더 생각한 뒤 제출하겠다면 거부했다"며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현재 관련 조사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 직장 동료를 소환해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오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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