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 DMZ서 만나

 

역사상 초유의 남·북·미 3국 정상 회동이 지난달 30일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땅을 밟은 미국 첫 대통령이다.

한반도에서 정전선언이 이뤄진지 66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세 남북미 정상이 연출한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판문점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 위에서 악수를 나눈 북미 정상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을 향해 이동했다.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월경이 성사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 악수를 나눈 북미 정상은 다시 군사경계선을 향해 남쪽으로 걸어왔고, 군사분계선 바로 앞에 멈춰서 다시 기념사진을 찍었다.

3시 46분 즈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나란히 남쪽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웃으며 다시 대화를 이어갔으며, 남측 군사분계선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발언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다. 이 행동 자체만 보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께서 분계선을 넘은 것은 다시 말하면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었다고 얘기하였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고, 또 훌륭한 우정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만남이 성사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잠시 대화를 가질 것"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린 굉장히 긍정적인 일들을 이뤄냈고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있었으며,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나고 또 우리는 처음 회담 때부터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다. 그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가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하려고 한다"라는 답을 했다.

다음 북미 정상 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릴 가능성을 내 비췄다.

이어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이 밖으로 나오면서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완성됐다.

문 대통령은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김 위원장과 악수를 했고, 세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처음 당선되었을 때 한반도에 분쟁 있었다"며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김 위원장, 문 대통령과 함께 노력한 결과 이제 많은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표현을 한 후에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성조기와 인공기가 함께 배치된 회의장에서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사실상의 3차 북미정상회담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회동이 성사된 것이다.

이는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후 122일만의 북미 정상 간 만남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저를 만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았다"며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만남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좋은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 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판문점 경계석(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문 대통령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김 위원장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 당선되기 전 상황을 보면 상황이 부정적이고 위험했다. 남북, 전 세계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지금껏 발전시킨 관계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 이런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시간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정상 양측은 비공개로 논의를 했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은 별도의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제3차 정상회담이 열리던 중 별도의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창적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면서 “원래는 오울렛GP(경계초소)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되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와 우리 남북 칠천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며 “방금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양측이 실무자 대표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류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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