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한국인이 평생 살면서 어떤 질병 때문에 시달리고, 장애로 고생하고, 일찍 죽게 되는지에 대한 분석인 ‘질병 부담’연구에서 척추질환 등으로 인한 요통(腰痛 : 허리 부위의 통증)과 당뇨병이 압도적인 점수로 1,2위를 차지했다. 고려대, 울산대, 이화여대, 경희대 예방의학 공동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00여건의 국민건강보험 전 국민 의료이용 통계를 분석해 질병 부담연구를 마치고 논문과 보고서를 관련 학회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이 흔히 걸리는 280개 질병을 기대 여명보다 일찍 사망해 입은 손실과 질병으로 장애가 생기거나 활동성 감소로 입게 되는 손해 등을 합한 점수로 순위를 매겼다. 보고 결과에 의하면 요통(1위), 당뇨병(2위) 다음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다. 4위는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질환이다. 5위는 관절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골관절염이다.
이야기 2)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 이상이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특히 여성들한테 많다.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등뼈에 문제가 생겨도 아프고 허리를 다처거나 허리의 근육과 인대가 눌려도 허리가 아프다. 또한 소화기 계통이나 비뇨기 계통에 탈이 나거나 부인병이 있을 때에도 허리가 아프다. 허리를 심하게 썼을 때, 감기, 류머티즘성 관절염, 만성 신장염, 비타민 부족, 당뇨병으로 인해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 대개 콩팥 기능이 허약하면 다리와 무릎, 허리에 힘이 없고 허리가 아프기 쉽다.
운동을 하거나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허리가 아플 수도 있는데 이것은 근육과 근막이 놀라서 생기는 통증이다. 이럴 때의 통증은 추간판탈출증, 곧 디스크와 같이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플 때도 있고 은근하게 아플 때도 있다. 날씨가 궂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대개 류머티즘성이나 퇴행성으로 인한 요통일 경우이다.
허리를 다치거나 등뼈에 이상이 생겨서 아픈 것은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배나 골반, 다른 장기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요통은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허리가 몹시 아파서 병원에서 갖가지 검사를 다 해보아도 아무런 진단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하고 다만 요통이라고 내리게 된다.
민간에서는 ‘요통이나 관절염, 신경통, 견비통(어깨와 팔의 통증) 등에는 위령선이 가장 잘 듣는다. 고 한다. 위령선 한 가지만 써도 되고, 두충이나 접골목 같은 약초와 같이 써도 좋다.
이야기 3)
옛날, 중국의 하남성 복우산에 금실이 좋은 부부가 살았다. 어느 날, 남편이 늦도록 일을 하고 나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잡 앞의 돌계단에 누워 잠이 들었다. 아내가 늦게 마중을 오다가 남편을 발견하고 깨웠더니 이미 남편은 중풍을 맞아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아내는 의원을 불러 치료를 받게 하고 10년 동안을 정성스럽게 간호했지만 남편의 병은 더 심해져서 혼자서는 돌아눕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
아내는 남편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끝에 남편이 누운 침대를 사람이 다니는 큰길가에 내놓고 옆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구든지 이 사람의 병을 고쳐 주십시오.”
지나가던 사람이 모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혀를 끌끌 찼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을 때 지팡이를 짚고 보따리를 둘러 맨 한 노인이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이 사람의 병은 풍습(風濕)으로 인한 중풍인데 내가 고칠 수 있소.”
노인은 산으로 가서 어떤 덩굴의 뿌리를 캐서 술에 담갔다가 끓여 환자한테 먹이고, 또 가루를 내어 식초와 반죽하여 관절을 싸매 주었다. 며칠이 안 되어 환자는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몇 달 뒤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병을 고치고 나서 노인이 떠나려 할 때 아내가 말했다.
“어르신네, 남편의 병을 고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신기한 약초의 이름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약초는 본래 이름이 없으니 위령선이라고 부르도록 하십시오. 위(威)는 강하다는 뜻이고, 영선(靈仙)은 효력이 신선과 같이 영험하다는 뜻이죠.”
위령선(威靈仙)은 미나리아재비 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말로는 사위질빵이라고 부른다. 물기가 있는 산골짜기의 기슭이나 들에 흔히 자란다. 길이는 4~8m쯤 자라고 초여름에 흰 꽃이 피어서 가을에 날개가 달린 열매가 익는다. 덩굴줄기는 칡넝쿨처럼 질기지 않고 잡아당기면 뚝뚝 잘 끊어진다.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은 사위를 몹시 사랑하는 한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에, 사위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으려고 쉽게 뚝뚝 잘 끓어지는 이 식물의 줄기를 질빵 끈으로 썼다는 옛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쓰며 비슷한 식물인 으아리나 할미밀망을 위령선(威靈仙)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또 으아리를 위령선(威靈仙)이라고 하고, 사위질빵을 여위(女萎)로 부르기도 하는데, 으아리와 사위질빵을 닮은 식물이 우리나라에만 백 가지가 넘고 어느 것이나 같은 용도의 약으로 쓸 수 있다. 으아리보다는 사위질빵이 효과가 더 낫다. 으아리는 땅윗줄기가 겨울에 말라 죽고 사위질빵은 줄기가 겨울에도 말라죽지 않는다. 으아리는 가을에 뿌리를 캐서 약으로 쓰고, 사위질빵은 가을이나 겨울에 굵은 줄기를 잘라서 약으로 쓴다.
위령선(威靈仙)은 걸음을 걷지 못하던 사람이 아침에 먹고 저녁에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할 만큼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령선(威靈仙)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위령선(威靈仙)은 신경통, 안면신경마비, 중풍, 편두통, 근육마비, 류머티스성 관절염, 무릎이 시리고 아픈 데, 허리가 아픈 데, 통풍, 손발이 마비된 데,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데 두루 좋은 효험이 있다. 특히 몸속의 바람기(風)를 내보내고 습기(濕)를 없애며 경락을 통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매우 빠르다.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 타박상 등에는 접골목(接骨木)과 함께 쓰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이뇨 작용도 뛰어나서 신장염으로 인한 부종에도 잘 듣는다. 그러나 아네모닌과 아내모놀이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쓰면 안 된다.
◈위령선(威靈仙)을 이용한 질병 치료
▶요통과 관절통 은 위령선(威靈仙) 15g, 두충 20g을 물 3리터에 넣고 달여서 하루 2번 식전에 나누어 마신다. 또는 가루 내어 한번에 3~5g씩 하루 두세 번 술에 타서 마신다. 술을 좋아 하시는 분들은 술을 담아서 반주로 하시면 더욱 더 효과가 있다.
▶만성인후염은 위령선(威靈仙) 잎을 짓찧어 즙을 낸 다음 4·~5cm 길이의 천을 심지 모양으로 만들어 즙을 적셔서 콧구멍 속에 깊이 넣는다. 10일 정도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