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상식 108-17

Ⅰ-생태계의 나비효과

1970년 초 남미 페루는 해안을 따라 전철을 부설했다. 전철공사로 해안가 일부를 파괴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어장인 남미 페루 해안에 정어리 떼가 올라오지 않아 어황이 나빠졌다. 남미는 이 정어리로 만든 어분으로 미국 양계사료의 70%를 공급하고 있었다. 이로 인하여 미국의 달걀 값이 급등하는 달걀파동이 수년 동안 계속 되었다.

전철 부설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정어리 불황과 달걀 값 파동에만 그치지 않았다. 정어리를 잡아먹고 사는 펠리컨 등 바다 새가 30분의 1로 격감하여 그 해조들의 분(糞)을 비료로 농사를 짓던 수십만 명의 농부들이 타 지역으로 이농을 하게 되었으며, 정어리기름을 원료로 하는 식자재 마가린 등 식용식품과 립스틱 등 화장품에 이르기 까지 50여개 산업시설이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전철공사의 부분적인 작은 편리를 위한 생태계 파괴가 경제보복으로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Ⅱ-자연의 소리와 전자소음

산 속에 들면 인공의 한계를 절감하는 오묘한 자연의 소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며, 그래서 그것은 자연 문화재요, 아끼고 싶은 자연 예술의 자원이 아닐 수 없다. 이 오묘한 자연의 소리 문화재들이 이제는 산 속 골짜기에서마다 휴대폰, 라디오, 녹음기, 전자제품소리와 확성기 소리에 각기 격파되고 유린당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거기에 자연 속으로의 이소(離騷) 분위기를 북돋워 주었던 절간의 독경 소리마저 녹음기로 크게 확성되어 절간의 소리인지 속세의 소리인지 구분이 안 되는 산곡(山谷)에서 마다 불협화음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연 속에 쓰레기를 버리고, 나뭇가지 꺾는 것만이 자연훼손이 아니다. 축구 야구 중계 함성, 노래, 리듬 등 속세의 소음을 자연 속에 옮겨 놓는 것도 자연의 훼손이다.

담뱃갑에 ‘건강을 위하여 지나친 흡연을 삼가 합시다.’ 경고문 기재를 의무화 한 것처럼 “자연환경 보존을 위하여 방송소음, 휴대폰 등 전자제품 소음을 삼가 합시다.” 소음방지를 위한 경고 방송도 의무화해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 산수를 소음 훼손으로부터 보호해야할 역사적 의무 실천이 바로 환경보호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소리로 소리의 나비효과가 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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