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차 시배지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에 있는 천년차나무의 엽록체 유전체가 국내 처음으로 밝혀져 천년차나무의 엽록체 서열이 세계유전자은행(GenBank)에 등록된다.

(재)하동녹차연구소(소장 김종철)는 지난 10일 심두보 박사를 비롯한 연구개발팀이 연구한 ‘하동 천년차나무의 엽록체 유전체 분석에 관한 논문’이 최근 한국차학회지 제25권 2호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차 역사는 <삼국사기>에 당나라 사신으로 간 대렴이 차 종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화개지역은 828년 차나무가 도입된 이래 1200여 년 간 재배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차인들을 중심으로 화개면 정금리가 차의 시배지 임을 기려 헌다례와 기념비를 세워 매년 기념하고 있다.

특히 하동의 전통 야생차 농업은 2017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돼 역사적·문화유산적 보존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녹차연구소 연구개발팀은 정금리 천년차나무에서 확보한 찻잎으로 지난해부터 유전자 돌연변이 상태를 동시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NGS) 분석 방법을 적용해 천년차나무의 유전자 변화를 조사하고 그 근원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개발팀은 연구 결과 생산된 총 염기서열은 156Gbp(유전자 단위)로, 세계유전자은행(GenBank)에 등록된 11종의 서열에 지도화(mapping)해 확보한 최종 엽록체 유전자 서열 15만 7025bp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계통수(Phylogenetic tree)로 근연관계를 확인한 결과 대엽종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중국 ‘용정 43’(중국 차나무 품종 이름)와 가장 유사한 서열을 보였다.

연구팀은 세계유전자은행에 등록된 일본품종의 엽록체 유전체 서열이 없어 일본 대표 품종을 대상으로 엽록체 유전체 분석을 진행해 근연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며, 연구 결과는 추후 국제과학논문(Sci.)에 게재할 계획이다.

하동천년차 엽록체 유전체 서열 15만 7025bp가 이번 국내 논문 게재에 이어 향후 국제과학논문에 게재되면 곧바로 세계유전자은행에 등록된다.

심두보 박사는 차산업·과학 발전과 생산자 교육에 기여하고자 이번 연구에 앞서 ‘국내육성 차 품종별 홍차(잭살차)의 성분 및 항산화 특성’, ‘차광재배에 의한 찻잎 성분 및 말차 품질변화’, ‘차광형태에 따른 말차 품질 변화’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심 박사는 현재도 차광, 친환경 재배, 환경스트레스 등 차나무 재배·생리 분야에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종철 소장은 “하동 ‘천년차(Cheon-nyeon cha)’ 엽록체 서열이 세계유전자은행에 등록되면 천년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향후 하동 왕의 녹차의 브랜드와 마케팅 등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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