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상식 108-19

참나무는 어느 하나의 종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 무리'의 여러 종류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집합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잎의 모양이 밤나무 잎처럼 날렵하고 길쭉하게 생긴 상수리나무와 둥그스름하고 비교적 큰 잎을 가진 신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및 떡갈나무의 6종을 '참나무'라 고 말한다.

1.야산이나 동네 뒷산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도토리묵으로 올랐던 상수리나무와 너와집의 지붕 판자재로 쓰였든 굴참나무가 터를 잡았고,

2.습기 많은 계곡에는 도토리가 가장 작은 졸참나무와 가을 늦게 까지 열매가 달려 있는 갈참나무

3.밥이나, 떡을 싸기도 했던 잎이 넓은 떡갈나무가 버티고 있다.

4.산을 오르다가 잠깐 고개바람에 땀을 식히는 산마루나 야호를 외치는 정상의 능선에서 만나는 참나무는 거의가 옛날에 짚신 바닥에 잎을 깔아 신기도 했던 신갈나무다.

한반도에 처음 들어온 우리의 선조들은 참나무로 만든 움막집에서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점말 동굴을 비롯한 신 ·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많은 참나무가 출토되고 있다. 건축재로서 해인사대장경판전의 기둥, 선박재로서는 완도 어두리 화물 운반선의 외판, 관재로서는 의창 다호리 가야고분 및 낙랑고분 관재의 일부가 모두 참나무 종류였다.

참나무란 이름은 나무들 중에는 가장 재질이 좋고 진짜 나무란 뜻의 진목眞木 '참'나무 이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우리의 정사 기록을 보면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배고픔을 달래주는 구황식물로서 임금이 직접 시식을 할 정도로 귀중하게 여겼다.

흉년이 들수록 도토리가 더 많이 달리는 나무의 특성이 바로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참나무 종류는 꽃이 피어 서로 교배가 되는 시기가 봄 가뭄이 오기 쉬운 5월쯤이다.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이 계속되면 꽃가루가 쉬이 날아다녀 수정이 잘 되고 가을에 많은 열매가 달리는 '도토리 풍년'이 온다.

반대로 비가 자주 오면 농사는 풍년이 들지만 참나무의 꽃가루는 암꽃을 영 찾아갈 수가 없어서 도토리는 흉년일 수밖에 없다. 자연의 조화 치고는 참 기막히게 합리적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