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초는 우리나라 서해안이나 남해안, 제주도, 울릉도, 백령도 같은 섬지방의 바닷물이 닿는 해안이나 갯벌, 염전 주위에 무리지어 자란다. 우리말로는 통통하고 마디마다 튀어나온 풀이라 하여 ‘통통마디’라고 부른다.

중국의 옛 의학책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맛이 몹시 짜다고 하여 함초鹹草, 염초鹽草라고 하였고, 몹시 희귀하고 신령스러운 풀이라 하여 신초神草라고도 하였다.

일본에서는 백 년쯤 전인 1891년에 북해도 아케시마 만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그 아름다움과 희귀성으로 인하여 1921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함초의 효능은 3천 년 전인 중국 주周나라 때부터 알려졌다. 주나라 임금이 함초를 하늘에 바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주례周禮」에 나온다.

일본의 의성醫聖이라고 부르는 가이바라의 「대화본초大和本草」에는 함초가 불로장수하게 하는 풀이라고 적혀 있으며 염초, 복초福草, 삼지三枝 등의 이름으로 불렀다.

함초는 생김새가 특이하다. 줄기는 마디가 많고 가지는 두세 번 갈라져서 마주 난다. 가지는 다육질로 비대하고 진한 녹색이며 잎은 없다. 키는 10~40cm쯤 자라고 꽃은 6~8월 가지 끝에 녹색으로 보일 듯 말 듯 핀다. 열매는 납작하고 까맣게 익는다.

함초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줄기와 가지가 진한 녹색이다가 가을이 되면 진한 빨간색으로 단풍이 든다. 가을철 넓은 갯벌이 온통 빨간색 물감을 쏟아 부은 듯한 풍경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풍긴다.

함초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식물학적으로 고생식물, 곧 원시식물의 형태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나무나 소철처럼 원시식물에 가장 가까운 화석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함초는 지구상에서 기원이 가장 오랜 식물로 모든 식물의 조상이 되는 식물이라 하겠다. 함초의 이런 특성 속에 아직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비밀이 숨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상의 식물은 고생대, 곧 5억 7천만 년에서 5억 년쯤 전에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되어 오늘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처음 식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 왔을 때는 잎이 없고 줄기와 가지뿐이었다는 것이 바위틈에서 나온 화석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함초는 우리나라의 어떤 의약 책에도 약초로서의 효능이 적혀 있지 않은 풀이다. 함초는 육상 식물이면서도 바닷물 속에 있는 미네랄 성분이 고도로 농축되어 있다. 함초는 가장 우수한 품질의 소금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가치를 귀히 여길 만하다. 함초를 바닷가에서 뜯어서 먹어 보면 맛이 몹시 짜다. 짜되 쓴맛이 나면서 짠 것이 아니라 단맛이 나면서 짜다. 짠 것을 먹으면 대개 목이 마르지만 함초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갈증이 나지 않는다. 생명체에 이로운 물질만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함초에 들어 있는 소금은 어떤 소금보다도 생명체에 유익한 소금이라 할 수 있다.

함초는 갖가지 미네랄의 보고이다. 함초에는 다른 어떤 식품보다 미네랄이 많아 숙변宿便을 제거하고 변비를 없애는 효능이 탁월하다. 함초 100g에는 칼슘 670mg, 요오드 70mg 그리고 나트륨이 6.5%, 소금기가 16%, 식물성 섬유질이 50%쯤 들어 있다. 칼슘은 우유보다 일곱 배가 많고, 철은 김이나 다시마 보다 40배가 많으며 칼륨은 굴보다 세배가 많다. 이밖에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90여 가지의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다.

☞ 미네랄이란 광물질을 말한다. 오늘날 갖가지 난치병은 미네랄 부족으로 인한 것도 적지 않다. 미네랄은 체온을 유지하고,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이루게 하며, 삼투압을 유지하게 하고 배설과 해독 작용을 도우며 갖가지 효소를 활성화하는 등 아주 적은 양으로 인체에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인체의 75%를 차지하는 물의 성질을 좌우하는 것도 바로 물에 녹아 있는 갖가지 미네랄이다. 미네랄을 다량원소와 미량원소로 나누는데 칼슘, 인, 유황, 나트륨, 마그네슘 등을 다량원소라 하며 인체의 3%쯤 차지한다. 철, 망간, 요오드, 아연, 몰리브덴, 코발트, 불소, 크롬 등을 미량원소라고 하며 인체의 0.5%쯤을 차지한다. 함초에는 현대과학으로 밝혀 내지 못한 극미량의 원소들이 들어 있으며, 이들 원소들이 인체에서 생화학적, 영양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함초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미량원소와 효소가 숙변을 없애고 몸속의 지방질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 숙변宿便은 소장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으므로 웬만해서는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는다. 숙변은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대부분 중성지방질이며, 음식이 소화되다 만 찌꺼기가 장벽에 달라붙어 썩은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은 숙변을 지니고 있다. 이 숙변은 계속 썩으면서 독이 생기고, 이 독은 장의 벽을 통하여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피를 더럽힌다. 또 갖가지 영양 흡수를 막는다.

함초는 숙변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미네랄과 효소, 섬유질, 그리고 알칼로이드 성분, 소금기 등이 갖가지 질병을 퇴치하는 작용을 한다. 일본의 오하라산장 난치연구소의 이토 소장은 함초가 갖가지 암, 축농증, 관절염, 저혈압, 요통, 비만증, 치질, 당뇨병, 갑상선염, 천식, 기관지염 등에 두루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함초의 효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숙변을 분해하여 몸무게를 줄이고 변비를 치료한다. 한 달에 8kg까지 몸무게를 줄인 예가 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양을 많이 먹어야 한다. 조금씩 먹으면 밥맛이 좋아져서 오히려 몸무게가 늘어난다.

◆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피를 깨끗하게 하며 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고혈압과 저혈압을 동시에 치료한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제거한다.

◆ 축농증, 신장염, 관절염 등 온갖 염증에 효과가 있다. 함초는 염증을 치료하고 갖가지 염증과 관절염으로 인한 수종(水腫 : 전신 부종) 등을 치료한다. 함초는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는 작용이 뛰어나 어떤 종류의 항생제로도 효과가 없는 염증 질환에 효험이 있다.

◆ 먹는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피부를 곱게 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김, 주근깨, 여드름 같은 것이 없어지며,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등이 낫는다.

◆ 위장 기능이 좋아진다. 함초는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변비, 탈장, 치질을 치료한다.

◆ 그 외 기관지 천식과 기관지염을 치료하고, 갖가지 암, 근종 등에 효과를 보이며, 당뇨의 혈당치 낮추는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함초는 우리나라에서는 천덕꾸러기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몹시 귀하게 여귀는 식물이다.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귀한 요리재료로 쓴다. 어린 줄기를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데 웬만한 사람은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함초는 갖가지 음식을 만드는 데에도 만능의 재료이다. 줄기가 통통하고 부드러우며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갯내음이 식욕을 자극한다. 살짝 데쳐서 깨소금과 참기름을 약간 넣어 나물로 무쳐서 먹어도 맛있고, 날로 샐러드로 먹어도 맛있다.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 먹을 수 있고 물김치를 담글 수도 있으며, 생즙을 내어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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