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지방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약초)

아들 삼형제를 둔 집안의 막내아들의 민며느리의 이야기로서 어린 신부를 민며느리로 들여와 시어머니와 큰 동서가 일이 서툴다고 구박을 심하게 했다고 합니다. 다만 착한 둘째 동서의 위로와 격려에 고된 시집살이를 겨우겨우 이겨 냈답니다. 어느 해 전염병이 유행하며 민며느리가 이질에 걸려답니다. 그래서 큰동서가 쫓아내자고 했는데 시어머니가 일손이 아까우니 움막에 두었다가 살아나면 다시 부려먹어야 한다고 해서 움막으로 쫓겨 갔어요. 둘째 동서가 죽을 쑤어가지고 와서 죽지 말고 살라고, 그리고 약을 지어 오겠다하고 하고 갔답니다. 그런데 둘째 동서도 이질이 걸려 올 수가 없었답니다. 움막에 버려진 민며느리는 죽을 다 먹고 배가 고파 주변의 풀을 뜯어 먹었는데 기적처럼 이질이 나았답니다. 병이 나은 민며느리는 집으로 돌아와 보니 꼬마 신랑이 상복을 입고 있기에 자초지중을 알아 본 즉 시어머니와 큰 동서는 이질로 먼저 저 세상으로 갔고, 둘째 동서도 이질이 걸려 탈진 상태였다. 둘째 동서는 “동서 미안해. 내가 약을 지어 간다고 한 약속을 못 지켰어.”민며느리는 자기가 먹었던 풀을 뜯어다가 둘째 동서를 먹이니 며칠 후 동서도 병이 다 나았다. 두 동서를 살려낸 풀이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진 풀 쇠비름이다.

이야기 2

옛날 중국에 하늘에 태양이 열 개나 나타나서 모든 강과 시냇물이 마르고 강한 햇볕으로 땅이 거북등처럼 갈라졌으며 곡식과 나무와 풀들이 모두 누렇게 말라 죽었다. 사라들은 하나같이 하늘을 원망하면서 산속에 있는 동굴에 숨어 살았다.

이 때 후예라고 하는 몹시 힘이 세고 용기가 뛰어난 장수가 나타났다. 그는 백성들을 강한 뙤약볕으로부터 구해 내기 위해 활을 쏘는 법을 익혔다. 마침내 그는 활 쏘는 법을 익혀서 태양을 향해 활을 쏘아 하나씩 떨어뜨렸다.

후예가 아홉 개의 별을 떨어뜨리고 나자 마지막 한 개 남은 태양은 후예의 활이 무섭고 두려워서 급히 땅에 있는 쇠비름의 줄기와 잎 뒤에 내려와 숨었다. 이렇게 해서 태양은 후예의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

그 뒤로 태양은 쇠비름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말라죽지 않게 하였다. 그 덕분에 한 여름철 강한 햇볕에 다른 식물들이 모두 축 늘어져 있지만 쇠비름은 저 혼자 싱싱하게 살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쇠비름은 태양의 정기를 온 몸으로 흠뻑 받으면서 자라는 약초이다. 그런 까닭에 생명력이 가장 억세고 기운이 충만하다.

이야기 3

쇠비름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식물 가운데서 여덟 번째로 널리 퍼져 있는 야생 식물로 남극이나 북극, 시베리아 같은 몹시 추운 지방을 제외하고는 거의 세계 모든 나라와 섬에 널리 퍼져 자란다. 쇠비름은 아마 인류가 가장 먼저 먹기 시작한 식물 가운데 하나인지도 모른다. 그리스의 한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 1만 6천 년 전의 쇠비름 씨가 발견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리스의 크레타섬에 사는 사람들은 4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을 먹는 습관이 거의 같다고 하는데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심장병이나 관상동맥 질병으로 죽은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크레타 섬의 주민들은 주변의 다른 지역 사라들과 비슷한 음식을 먹고 있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밭에 잡초로 자라는 쇠비름을 늘 먹는다고 한다.

쇠비름은 길옆이나 밭에 흔하게 자라는 잡초다. 밭농사를 짓는 사람들한테 쇠비름은 골칫덩어리다. 아무리 뽑아버려도 끈질기게 자라나오며 아무리 가물어도 죽지 않고 제초제를 쳐도 잘 죽지 않는다. 뽑아서 밭둑에 쌓아 놓아도 여간해서는 마르지 않으며 비만 오면 다시 살아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근성이 지독한 식물이다.

쇠비름은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며, 잎은 긴 타원 꼴이고 줄기는 붉다.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밑동에서 갈라져 땅을 기면서 자라고 꽃은 6월에서 가을까지 노랗게 피며 꽃이 지고 난 뒤에 까맣게 씨가 익는다.

쇠비름은 잎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마치현(馬齒莧)이라고도 부른다. 쇠비름을 오행초(五行草)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다섯 가지 색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쇠비름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맣다.

「동의보감」 “쇠비름은 성질이 차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 악창을 낫게 하고(시중에 판매하는 고약의 주원료로 쓴다)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사기(邪氣)가 뭉친 것을 풀어준다. 대장염의 예방과 치료에 주로 쓴다.”

☞ 오메가 - 3 지방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약초

쇠비름에 들어 있는 오메가 - 3 라는 지방산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질 같은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며 혈압을 낮추어 주는 등의 작용이 잇다. 쇠비름은 지상에 자라는 식물 가운데서 오메가 - 3 지방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쇠비름에는 사람의 몸에 유익한 기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영국의 뇌영양화학연구소 소장인 코로포드 박사는 쇠비름 100g에는 300~400mg의 오메가 - 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들어 있는데 이는 상추에 들어 있는 것보다 15배나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쇠비름나물을 한 끼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E. C, 베타카로틴, 글로틴 같은 것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메가 - 3 지방산을 알맞게 꾸준히 섭취하면 중성지방질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가고 부정맥, 관상동맥증, 당뇨병, 암, 관절염, 혈소판감소증이나 다발성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 대장염, 종기 같은 갖가지 피부병이 낫거나 호전된다고 한다.

쇠비름은 우리 선조들이 나물로 많이 먹었다.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소금물로 살짝 데쳐 햇볕에 바싹 말려 저장해 두었다가 물에 불려 양념을 넣고 무치든지 기름에 약간 볶아서 먹으면 맛이 썩 좋다. 쇠비름은 아무 곳에나 흔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 두면 좋은 겨울 찬거리가 된다. 옛날부터 쇠비름을 장명채(長命菜)라고 하여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고 또 늙어도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햇볕에 바싹 말린 것을 가루로 만들어 각종 음식에 넣어서 먹을 수도 있다. 또 쇠비름을 설탕과 같은 비율로 발효시켜 먹을 수 도 있다.

쇠비름은 매우 흔한 풀이지만 그 약효는 몹시 귀하다. 늘 나물로 먹으면 피가 맑아지고 장이 깨끗해져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풀이 가장 좋은 약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로초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죽여 없애려고 애를 써도 결코 죽지 않는 쇠비름이야말로 진정한 불사초인 동시에 불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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