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에서 항암까지

탈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그중에서 「동의보감」의 모발문에 두피와 모발 관리에 대한 대목이 있다. 첫째, 모발은 신장의 기운이 좋아야 팍팍 자란다는 것이고(발속신髮屬腎 : 머리털은 신장에 배속된다), 또 하나는 모발은 혈액이 풍부할 때 온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것을 재료로 해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신장은 혈액을 걸러서 그 속에서 나온 에너지로 기운을 만들어 저장하는 곳이다. 머리카락은 머리 꼭대기까지 기운이 전해져야 한다. 중력 때문에 가뜩이나 기운을 올리기 힘든데 몸의 맨 윗부분까지 끌어올려야 하니 얼마나 큰 에너지가 필요하겠는가. 머리카락이 새까만 기운도 신장 기운이고 덕이고 이 기운이 풍부할수록 더 윤기가 난다. 오장육부 중에서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는 것을 노화의 기준으로 삼는다. 신장 기운이 약해지는 표시들은 자다 깨서 소변을 보거나, 소화력이 약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허리와 다리가 시큰거리기도 하고, 노안이나 피부 검버섯 같은 것도 있는데 흰머리가 생기는 것도 증거 중에 하나다.
  신장은 음적인 면과 양적인 면 측면 두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것이고, 하나는 에너지를 쓰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하나는 피를 걸러서 나온 영양소를 온몸에 돌리고, 또 하나는 부신피질호르몬으로 기운을 내게 만든다.  이 두 가지 기능들 모두가 좋을 때 머리카락이 윤택하면서 풍성하게 자라는 것이다.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한련초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련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서 높이는 20~60cm이며, 꽃은 백색으로 8~9월에 핀다. 열매는 까맣다. 시골의 밭 언저리나 논가에 자란다. 줄기에 상처를 내면 까만 즙이 흘러나오는 풀이다. 한련초는 잎이나 줄기를 꺾으면 맑은 빛깔이 나오는 진액이 흘러나와 30초쯤 지나면 까맣게 바뀐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한련초의 즙을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까맣게 물들이는 데 썼다. 다른 이름으로는 묵한련(墨旱蓮), 묵초(墨草), 한련풀 등으로 불린다.
  한련초의 약성에 대한 옛 의학책의 기록을 보면,  「향약집성방」에 나오는 기록은 다음과 같다. “맛은 달고 시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피똥을 누는 데, 침을 맞은 자리나 뜸을  뜬 자리가 곪은 데와 피가 몹시 나면서 멎지 않는 데에 달여 먹거나 짓찧어 붙이면 곧 낫는다. 한련초 즙을 머리카락이나 눈썹에 바르면 머리카락과 눈썹이 빨리 자라면서 숱이 많아진다. 이것으로 고약을 만들어 코 안에 넣으면 뇌가 좋아진다. 고름을 빨아내고 피나는 것을 멎게 하며 소장을 통하게 한다. 또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고 여러 가지 헌데와 손바닥에 생긴 부스럼에 붙인다.”
  「방약합편」에는, 한련초는 피나는 것을 멈추며 이질, 설사를 낫게 하고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수염도 나게 한다.
  「동의보감」에는 피똥을 누는 것과 침과 뜸으로 인한 상처를 주로 치료하고 피가 나서 멎지 않는 것을 낫게 한다. 머리카락을 나게 하고 일체의 창(瘡 : 깊은 종기)을 치료한다고 전한다.
  「수친양로서(壽親養老書)」라는 옛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납함이라는 사람이 나이가 70이 넘었으나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검으므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전에 우리 지방에 살던 행대라는 사람이 번진으로 출장을 나갈 때에는 수염과 머리가 하얗다가 몇 해 뒤에 돌아왔을 때에는 수염과 머리카락이 까맣게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오래 전에 이를 튼튼하게 하고 머리카락과 수염을 까맣게 하는 처방을 얻었으나 약의 분량을 알지 못하고 있던 중에 번진에 가서 그 방법을 배웠으므로 그대로 약을 써 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약을 만드는 방법을 다음과 같습니다. 한련초 100g, 깻묵 140g 가자(대장을 보하는 약제) 20개, 조협 120g, 누에똥과 소금 각각 100g, 승마 100g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식초를 탄 묽은 풀로 반죽합니다. 이 반죽을 납작하게 떡 모양으로 눌러 말린 다음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를 불로 이긴 진흙으로 싸서 겻불에 묻어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 까지 태웁니다. 이것을 두어 알씩 꺼내어서 아침저녁으로 치약처럼 이를 닦고 따뜻한 물로 양치질을 합니다. 머리카락과 수염을 검게 하는 약이 매우 많으나 이 방법이 특별하기 때문에 알려드리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한련초는 천년 비아그라의 성능으로 남성의 양기부족, 음위(임포텐츠), 조루, 발기부전 등 갖가지 남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력이 탁월하다. 보음(補陰), 보정(補精) 작용이 뛰어나서 오래 먹으면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고 몸이 날아갈듯 가벼워지며 무병장수한다. 양기 부족이나 음위증을 괴치는 데에 으뜸가는 약초라라고 할 만하다. 양기를 세게 할 뿐만 아니라 신장기능이 허약해서 생긴 요통, 오줌이 뜨물처럼 허옇고 걸쭉하게 나오는 증상, 사타구니가 축축하고 가려운 증상 등에도 효과가 좋으며, 여성의 자궁염이나 생리불순, 생리통, 냉증, 불감증 등에도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한련초는 독성이 없으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오랫동안 복용하더라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 어린 줄기와 잎을 나물로 먹으면 모든 장기가 튼튼해진다.
  한련초에는 사포닌, 타닌, 에크립틴, 쿠마린 화합물인 웨텔로락틴, 비타민 A 등이 들어 있다. 한련초 즙이 옷이나 천에 닿으면 처음에는 아무런 색깔이 없다가 차츰 검게 바뀌는 것은 웨텔로락틴이라는 성분이 공기와 닿으면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색깔이 까맣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력이 있다.
  한련초는 항암작용이 뛰어나다. 자궁암, 식도암, 피부암 등에 한련초를 써서 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자궁암에는 한련초에 만삼, 감초, 잔대, 석곡, 태자삼, 여정자, 백작약, 금은화, 복령 등을 넣고 달여서 복용하고, 식도암에는 신선한 한련초 250g을 즙을 짜서 꾸준히 먹는다. 피부암에는 한련초, 당귀, 백작약, 산약, 백출, 단삼, 목단피, 복령을 달여서 먹는 한편 활석가루, 노감석, 주사, 용뇌, 얼레지 전분을 가루 내어 참기름으로 개어 아픈 부위에 붙인다.
  한련초는 요즘 사람들이 걸리기 쉬운 여러 질병에 두루 효험이 있다. 원기쇠약과 만성피로, 양기부족, 발기부전, 조루, 신장기능이 허약해서 오는 요통, 변비,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음부가 축축하고 가려운 데, 여성의 생리불순, 자궁암, 풍치, 구내염, 입맛이 없을 때, 축농증, 어지럼증, 피가 멎지 않을 때, 머리카락이나 눈썹이 빠지는 데, 머리카락이 일찍 희어지는 데 등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약성이 순하여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므로 4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본다.
  한련초를 복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한련초만 하루 30g을 물 600 ~ 700밀리리터에 넣고 10분쯤 달여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실 수도 있고, 한련초 30g, 어성초 10g, 쑥 5g을 물 1리터에 넣고 10분 쯤 달여서 하루 세 번 나누어 먹어도 좋다. 또 한련초를 그늘에 말려 가루 내어 하루 세 번 한번에 5g씩 먹도 좋고, 가루를 꿀로 반죽하여 오동나무씨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30 ~ 40 개씩 하루 세 번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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