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로 효율 좋은 배터리 만들었어요”

 

미국 캔자스주 피츠버그 지역 언론에 한국인 유학생이 잇따라 소개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 학생이 커피 찌꺼기를 이용하여 효율 높은 배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공과대학 나노ㆍ신소재공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피츠버그주립대(Pittsburg State University) 재료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종현 씨(26)다.

최종현 씨는 2018년 1월~12월까지 ‘경상대학교-피츠버그주립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따라 피츠버그주립대에 유학했다. 첫 학기에는 영어에 집중했고 여름방학부터 실험실에서 일하게 됐다. 이후 귀국하여 마지막 학기를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내고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2019년 8월 1일 다시 피츠버그주립대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학부과정에서 하던 실험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최종현 씨는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시는지 알게 됐다. “2019년 세계 커피 생산량은 60kg 포장이 1억 7450만 개에 도달할 만큼 많다. 내년에는 더 많이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라는 최종현 씨는 “생산량만큼 많은 커피 찌꺼기도 발생하는데 이것을 처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라고 말한다. 최종현 씨가 커피 찌꺼기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다.

최종현 씨는 현재 소속된 캔자스 폴리머 리서치 센터(KPRC; Kansas Polymer Research Center) 동료들과 지도교수인 램 굽타(Ram Gupta) 교수와 함께 이 찌꺼기를 사용해 효율이 좋은 배터리를 만들었다. 화학적 과정을 통해 커피 찌꺼기를 이용하여 전극(electrode)을 만들었고 그것을 사용하여 배터리를 만든 것이다. 최종현 씨의 연구는 국제 저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커피 폐기물 관리: 질소 도핑된 커피 유래 탄소를 사용하는 고성능 슈퍼 커패시터 도출’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들이 앞 다퉈 취재에 나섰다. 최종현 씨는 “현지 언론에서는 이 실험이 매우 흥미롭고 특히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인 학생이 중심이 되어 연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여러 신문과 방송 매체에서 보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피츠버그 지역에서 발행되는 <더 모닝 선>(The Morning Sun), <더 조플린 글로버>(The JOPLIN GLOBE), <더 칼리지오>(The COLLEGIO) 등에서 최종현 씨와 지도교수를 찾아와 인터뷰했다.

<더 칼리지오>는 보도에서 “캔자스 폴리머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커피 폐기물을 사용하여 친환경 에너지 장치를 만드는 방법을 확립했다. 한국의 교환학생 최종현 수석연구원 등 과학자들은 램 굽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이 프로젝트를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굽타 교수는 “요즘 재생 에너지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며 폐기물을 사용하여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다면 폐기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매우 친환경적이며 환경에 유해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환경에 유익한 것을 만들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현 씨는 “저는 재료공학(Materials science)을 전공하고 있고 그중 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바이오 물질들을 이용하여 효율 높은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환경오염으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 환경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경상대학교에는 재학생을 미국 피츠버그주립대에 1년 동안 보내주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다. 영어시험인 TOEFL과 학점을 5 대 5 비율로 합산하여 5명을 뽑는다. 최종현 씨의 경우 미국에서 1년 동안 영어실력을 향상했고, 또한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값진 성과를 얻었다. 이어 경상대학교 졸업 후 전액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이라는 조건으로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류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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