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오천호 대표, 죽집에서 사업아이템 얻어
직원 3명으로 시작, 현재 30명 기업으로 성장
지산지소농산물로 이유식만들어 하동군과상생

오 대표는 농산물 품질을 직접 확인해 납품을 받는다.
오 대표는 농산물 품질을 직접 확인해 납품을 받는다.

 

하동 산골에서 60억 매출을 올리는 에코맘 산골이유식 오천호 대표는 올해 37세다. 오 대표는 하동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나왔다. 진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간 오 대표는 전공을 살려 화장품영업을 한다. 6~7년 간 화장품 영업을 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압구정동에 죽집을 창업한다.

죽집은 성황이었다. 넘쳐 나는 손님으로 오 대표는 항상 바쁘게 지냈지만 힘든 일에 비해 순이익이 형편없었다. 서울의 높은 물가와 임대료, 인건비 등으로 매출이 높아도 가져가는 돈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 대표 죽집에 온 여자 손님이 있었다. 그 여자 손님은 오 대표에게 아기에게 먹여야 되니 죽에서 간을 빼고 달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죽에서 간이 빠지면 이유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손님 말을 듣고 사업아이템이 떠올랐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이유식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오 대표는 고향인 하동으로 내려갈 생각을 한다. 하동군은 바다와 논·밭이 같이 있는 지리적 특성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라 최고의 이유식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이에 죽집을 정리하고 하동군 악양면에 에코맘 산골이유식을 창업한다. 첫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는 창업자금이 부족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벤처창업자금 1억원을 대출받고 직원 3명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때가 2012년 4월17일이었다.

◆이유식 업계 최초로 6차산업인 선정

오 대표가 창업한 2012년 매출은 3천650만원이었다. 2017년 현재 에코맘 매출액은 60억원이다. 3명의 직원은 30명이 됐다. 오직 이유식으로만 올리는 매출이다. 현재 에코맘은 300종의 이유식과 12종의 간식류가 있다. 이유식은 5개월 전후부터 시작하는 ‘준비기 제품’부터 12개월 ‘완료기 제품’까지 판매 중이고 반찬과 국도 따로 구입이 가능하다. 간식류는 알밤, 곶감, 딸기칩, 유기농 과자 등 아이들이 먹으면 맛이 있고 영양도 풍부한 제품들이다. 또 음료로는 배즙이 있다. 이 배즙은 일반적인 재료와 다르다. 도라지와 배로 만드는 건 같지만 아이들 두뇌 발달을 위해 초석잠을 넣어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재 에코맘 산골이유식 재료는 대부분 하동군 지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산지에서 밖에 구할 수 없는 재료들은 가까운 시·군에서 받기도 한다. 또 믿을 수 있는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는 거의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산물들이다. 이 같은 오 대표의 노력에 에코맘은 2017 농·식품 상생협력 경연대외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농·식품 상생협력 경연대회는 국내 최대 식품산업박람회인 '대한민국 식품대전'과 연계해 농업과 기업 간 상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우수사례를 발굴·시상함으로써 상생협력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했다.

창업 당시 에코맘 매출 90%가 지인 위주 판매였다. 현재는 온라인판매가 90%, 나머지 10%는 이유식카페와 백화점판매다. 올해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향후 백화점 매장을 더 늘릴 예정이다. 백화점 입점 시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매출 향상이 커 장기적으로 회사에 큰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정영홍 경영지원팀 팀장은 “창업 이후 지속적인 매출 확장에 따라 2016년 6월 공장이전을 했다. HACCP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오 대표는 이유식업계 최초로 6차산업인에 선정됐다.

◆지역인재 우선 채용으로 기업과 지역 상생

공장 이전에 맞춰 오 대표가 가장 신경 쓴 건 식당이었다. 식당+카페+영화감상실을 목표로 만들었다. 정 팀장은 “직원들이 따뜻하게 밥 먹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식당이다. 인근 주민들도 놀러오기도 하고 호응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식당은 가정식에 준하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직영으로 운영한다. 직원들 식사를 책임지는 담당자는 “메뉴는 계절에 맞게 다양하게 정하고 직원들이 부족함이 없도록 챙기고 있다. 아침 9시에 나와 그날 다 만든다. 직원들이 맛있게 먹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에코맘 산골이유식의 직원은 대부분이 하동군에 살고 있다. 지역 인재를 최우선으로 채용하는 오 대표의 뜻에 따른 것이다. 오 대표는 “하동군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해야 기업과 지역 상생이 이루어진다. 앞으로도 직원 채용은 하동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채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 대표, 영유아식품기업 성장이 목표

오 대표는 직원들 복지에 특별히 신경 쓴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직원들에게 자금적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젊은 사장답게 현대식 복지를 챙긴다. 출퇴근이 힘든 직원을 위해 통근차를 운행하고 기숙사를 운영한다. 또 사내 동호회, 연말 송년회, 회식 등을 통해 친목도모에 힘쓰고, 직원들에게 연1회 콘도이용권을 제공하고 명절 보너스를 준다. 개인적으로 실적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오 대표가 직접 확인해 포상을 한다.

오 대표는 지리산권역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하여 영유아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기업과 농업 그리고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2020년 매출 300억을 목표로 한다. 오 대표는 “내 이름이 오천호다. 그래서 오천호정도가 같이 먹고 살수 있는 회사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에코맘 산골이유식에서는 현재 많은 이벤트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 첫가입, 첫주문, 적립, SNS홍보, 먹방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해 소비자들 반응이 좋다. 또 샘플신청을 통해 무료체험이 가능하고 특가SET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에코맘 산골이유식 055-884-2625

경남 하동군 악양면 정서길 199-2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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