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심 배소영
남강문학협회 회원
생태환경문학회 이사

우리의 전통사상으로는 토속신앙, 유교사상, 불교사상, 도교사상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모두가 근본적으로는 자연철학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다. 이 중 특히 도교사상은 자연주의를 강조하고 있어 현재 지구촌의 환경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예전엔 스님들이 초봄에 푹신한 짚신을 신고 다녔는데, 무심코 벌레를 밟았을 때도 죽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동물사랑을 베푸는 것이고, 지금시대의 우리가 볼 때는 일종의 환경보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때의 구도자인 스님들은 환경파괴적인 측면 보다는 ‘생명’이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업은 생명 끊는 것으로 보았고 그렇기 때문에 도교와 유교를 비롯하여 모든 종교에서도 그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환경과 관련해 볼 때 도교사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초기에서부터 내려온 ‘감여설(堪輿說)’이라는 일명 풍수지리설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쳤다. 사람이 사는 데는 자연의 바람과 물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믿음은 풍수, 즉 바람과 물로 대표되는 자연, 그리고 땅의 이치라 할수 있는 지리가 서로 연결됨으로써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자연에 관한 생각을 전개시킨 이론에 해당된다.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지금시대 또한 치산치수는 국가경영에 있어서 최우선이다.

땅 위, 즉 자연에서의 온갖 오묘하고 신비로운 현상에 관해 그 속에서의 규칙성을 찾아내려는 작업은 일찍부터 자연에 관한 인간의 경이심 속에서 주요 관심사였다. 자연지리의 성격을 띤 풍수지리는 지형과 지세를 연구하여 그 특징을 분류하고 체계화시킨 자연학의 하나로서, 이것이 당시 도참사상과 깊게 연관되어 발전했던 것이 특징이다.

지하수가 거미줄같이 땅 밑을 흐르고 있기 때문에 산소(墓)를 쓸 때 잘 살펴야지 잘못해서 물위에 쓰면 시신이 빠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감여설에 의하면 지하수가 흐르고 있는 집에서 살면 기를 빼앗긴다고 한다. 물이 기를 훑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땅 밑에 흐르는 물, 지상에서 부는 바람을 중시해서 집을 짓는다든지, 묘를 쓰는데도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감여설이다.

유교에서 도교를 일부 채용한 것은 조상숭배 사상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교에서는 조상 숭배가 종교적인 차원인 관계로, 자기 조상을 될 수 있으면 좋은 곳에 모시려고 했고 그렇게 하면 자손들이 복을 받는다고 생각했으며,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 쪽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조상의 산소를 썼을 때는 그 근방의 산은 수호림이라고 해서 사람의 몸에서 머리털 같은 것을 베어버리면 기운이 쇠하듯 나무를 함부로 베면 지기 자체가 날아가 버린다고 생각해 수호림을 절대 못 베게 했다.

왕릉에서는 수호림을 참봉이 지키고 있었으며, 만일 그곳에서 나무를 베면 참형에 처할 정도로 가혹했다. 당시에는 난방시설의 대부분이 온돌 이었는데도 삼림이 유지가 된 것은 감여설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 적 신념으로 한 것이지만 환경 보전의 의미도 가지는 것이다.

도교의 자연관에서‘자연’의 특질 은 자발적·필연적·근원적인 존재 상태로 규정되며, 그 속에서 인간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는 우주에서의 삼라만상의 자연스런 운행에서 인간의 욕망이 무리하게 개입되지 않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연을 중시했던 도교의 믿음은 인간을 대자연의 일부로 파악하고 자연과 인간의 합일(天人合一思想)을 강조하였다. 최근 들어 현대 환경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시도에 있어 윤리적 관점에서 현대 과학기술이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한계성을 극복하는데 동양의 자연관을 원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특히 도교사상의 치산치수 풍수지리설은 지금시대에도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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