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안
제4회 소태산문학상 수상작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재학

성스럽고 성스럽다. 아름답고 싱그럽다.

오늘, 저 높디높은 하늘

그늘과 어둠을 밀어내는 은혜의 바람

기다림의 두렷한 빛 둘레에서

화알짝 웃는 금빛 일원의 꽃

그 아래를 받쳐 주는 서원의 싱싱한 잎줄기

시방세계 향한 일원의 향기로움으로 빛나네.

하늘 정기 어린 영산 구수산에

신성한 아홉 봉우리, 거룩한 아홉 분

새 회상 만난 이 기쁨 한밤중에 촛불 밝히고

드높은 하늘 향해 무릎 꿇고 앉아

‘고해에서 헤매는 만중생을 구하겠나이다’

굳센 서원 올리시니 동서남북 사방천지

무지갯빛 영롱한 서기로 모이시네.

다음날 아침 새벽이슬이 말갛게 씻어 놓은

성스러운 기도의 숨결로 모이시네.

‘이 한 목숨 바쳐 창생구원 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아홉 분 한 뜻으로 써 올린 결사의 대서원,

최후 증서로 향촉과 청수상 앞에 놓고

자기 이름 밑에 인주 없는 손지장을 찍고

품속엔 단도 한 자루씩 목숨 바쳐 중생 구하려고

각자의 기도봉 오르려는데

아아, 한 마음 한 뜻으로 천지를 감동시킨 서원이여.

사무여한 서약 지장 핏빛으로 선명히 빛났네.

이적의 백지혈인으로 나타났네.

만면한 희색으로 구인선진님들의 순일한 그 정신

조금도 사라지지 않고 진리로 빛나는 세상이 없을까

오로지 내 정성만이 참다운 보람

서로서로 떠받들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없을까.

‘이제 됐다, 경사 났네!’

해와 달이 빛이 있어 온 누리 밝혀 주듯이

우리 뜻을 진리가 감응하고 음부공사가 이미 판결이 났다네.

진리의 하늘을 감동시킨 큰 서원이었네.

그날의 그 큰 서원 천신만고 함지사지 당해도 잊지 말고

저 하늘의 뜻 혈인으로 진리의 불을 높이 높이 받드세.

그날의 그 큰 자취 시방세계에 만 만겁에 빛내세.

그날의 그 큰 서원 우렁찬 진리의 목소리 되어

저 영광의 구수산 굽이 너머 이제는 오대양 육대주

만생령이 부르며 기다리는 그 곳으로 힘차게 나아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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