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숙 애세이

우성숙
인산연수원 원장

‘소금은 해롭다’라는 아주 잘못된 인식만큼이나 다른 식품에 대해서도 그런 잘못된 인식이 적지 않다. 특히 그중에서도 간장, 된장 등과 함께 발효식품의 대표라 할 만한 술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그 단적인 예다. 나는 어머니와의 나이 차이가 46세나 되는 늦둥이어서 내가 어릴 때 다른 형제들은 이미 다 어른이었다.

그런데 형제자매들이 다들 술을 좋아해서 즐겨 마시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늘 걱정을 하셨다. 어머니의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 마음에 ‘술은 나쁜 음식’이라는 생각에 그 뒤 살아오면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아예 술을 입에 댈 생각을 안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무조건 ‘술은 안 먹을수록 이롭다’는 생각 속에 살았다. 그런데 인산 김일훈 선생의 특별한 신의학新醫學 이론인 ‘인산의학’을 공부하면서 발효음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우리나라 전통 술의 핵심인 누룩의 신비에 감탄하게 되었다.

올해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인산농장에서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좋은 약주는, 제대로 만든 누룩과 질 좋은 찹쌀, 물 좋기로 소문난 연수원 경내의 자연 용출광천수로 일정 기간 충분히 발효시킨 뒤 다시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마침내 세상에 등장한 명품중의 명품이라 하겠다. 이스트를 이용한 속성 발효주도 아니고 아스파탐이나 기타의 어떤 감미료나 화학 첨가물을 쓰지 않은 이 술을 일컬어 제조에 참여한 한 주당酒黨은 ‘주당에 의한, 주당을 위한, 주당들의 술’이라는 수식어로 그 술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필자 역시 이 술을 맛본 뒤로는 지금까지의 술에 대한 막연한 나쁜 인식이 한순간에 바뀌었고 나도 모르게 ‘술 예찬론자’가 되어 질이 좋지 못한 술로 인해 온갖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술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이 술을 접하면서 술을 먹고 나서 속이 불편하거나 머리가 아픈 등의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는데다 의외로 술이 맛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갖게 된 것은 ‘주당들의 속을 조금이라도 덜 상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좋은 재료, 뛰어난 기술, 지극정성으로 빚은 명품 주를 만난 덕택이라 여겨진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맛을 본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술이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고 감탄한다. 찹쌀, 누룩, 미네랄워터 이외의 그 어떠한 첨가물도 가미되지 않은 순수 자연 발효음식인 술을 반주飯酒로 즐기며 그 술 소문을 듣고 불원천리 마다 않고 찾아와서 새로이 맺어지는 많은 인연과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더없이 행복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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