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종범

이상 사회를 추구해온 마르크스의 고뇌는 원래 ‘인간의 인간회복’에서 시작하였다. 마르크스 사후 마르크시즘은 웨스턴 마르크시즘과 오리엔탈 마르크시즘으로 나눠져 발전하였다. 웨스턴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의 완전한 성숙을 통해 복지사회로 다가가는 것을 일종의 사회주의로 보았다. 그러나 오리엔탈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 단계를 거쳐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것이 역사유물론의 필연적 현상이므로 이를 앞당겨야 한다고 보았다. 즉 혁명의 방식을 통해 사회주의로 우선 진입할 필요성이 강조되었던 것이다. 오리엔탈 마르크시즘의 선두주자인 레닌의 러시아 혁명은 이렇게 하여 성공하였다. 레닌이즘은 혁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쟁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레닌이즘을 통해 해방된 소비에트연방(소련)은 스탈린 통치를 거치면서 일당독재 사회의 스탈린주의(마르크스‧레닌주의)로 발전하였다. 오늘날 중국과 북한, 구 베트남이 받아들인 사회주의는 스탈린주의이며, 서구의 웨스턴 마르크시즘과는 그 결이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북한의 김일성사회주의는 한 걸음 더 진화하여 ‘일당독재체제’를 ‘일인독재체제’로 발전시키는 주체사상을 부르짖으며 오리엔탈 마르크시즘의 정점을 찍었다. 현재 국내 좌파들이 북한의 사회주의를 염두에 두고 명칭이 유사하다고 서구의 복지 개념의 사회주의를 남북한의 사회주의 논쟁에 끌어들여 마치 복지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논하는 것은 지독한 국민기만 행위이다. 우리나라 좌파들이 논하는 사회주의에는 성숙한 복지주의는 아예 없으며, 기업가 계급을 착취하며 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 계급이 주도하는 계급투쟁의 혁명적 사회주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이후 혁명 하듯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과 북한에 이로운 정책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다. 예를 들어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계획경제정책과 노동자 중심의 사회정책, 사회주의 개념을 담은 헌법 개정 및 법제개혁 추진은 물론 북한우선주의적 대북정책, 한미군사훈련 축소 등 폐기 위주의 군사정책, 좌경역사 미화(4.3 사건 및 광주사건 재구성) 등이 정책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외에도 북한을 지원하는 각종 외교정책 등 많은 정책들이 그간의 한국사회체계와 전통적 가치관에 반하여 추진되어 왔다.

그러한 이 정부 인사들의 움직임이 최근 부산해졌다. 좌파 인사들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국 법무부장관이 범죄 혐의자로 지목되고 지난 청문회에서 답변한 내용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거의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자 그를 옹호하거나 변호한답시고 증거인멸 시도를 증거보호라고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며, 심지어 검찰을 힐난하는 언행을 하다가 최근에는 ‘꼬리 자르기’라며 조국 장관을 희생한다는 얘기들까지 항간에 떠돌았는데, 갑자기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옹호하며 직접 개입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시, 금년에도 어김없이 국제 현안인 북한 비핵화나 대북제재에는 눈감고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하며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평화경제’ 타령에 집중하였고, 북한이 유엔제재를 한 번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김정은을 선전해 주었다. 지난 6월 판문점에서 개최된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10회나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은 덮어두고 국제사회에 거짓말을 해댄 것이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좌파정부가 주장하는 평화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한국인의 평화 개념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마도 한국의 좌파들은 우리 사회가 북한 같은 사회주의 사회가 되면 ‘진정한 평화가 왔다’고 선전하고 다닐 것 같다. 이들 좌파들은 마치 오리엔탈 마르크시즘의 원조 격인 레닌의 주장과 같이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이라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이 정부의 사회주의 성향의 사법개혁 및 검찰개혁 의지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법치주의 전통을 지키려는 검찰이 날선 대치 형국을 이루는 시국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가 사회주의로 가느냐, 자유민주주의로 남느냐의 긴박한 국면에 서 있다는 점이다. 향후 문재인 정부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거취와 무관하게 그간 추진해온 대로 정책을 밀고 나갈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사회주의적 정책이 전 방위적으로 시행되고, 불행하게도 가장 중요한 사법개혁이 그들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주의 사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 바로 국가의 향방이 결정되는 중대한 순간이다. 우리 국민들은 좌파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짓말과 궤변, 기만에 현혹되지 말고 냉철한 지혜와 뜨거운 가슴과 혈기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