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상식 108-28

미국의 한 골프대회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두 명의 골퍼가 실신해 쓰러진 일이 벌어졌다.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치료를 받은 두 명의 골퍼 중 한 사람은 금방 깨어났으나 다른 한 명은 하루가 지나서야 겨우 깨어났다. 원인은 농약중독이었다. 정상을 회복하는 데 6개월이 소요됐다고 한다.

골프장에 뿌린 농약이 공중으로 날아가지 않고 골프장에 머물 수가 있다. 대기역전이라는 현상이다. 대기역전 현상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벨기에 ‘뮤즈계곡사건’이다. 뮤즈지방 계곡에 코크스 제조공장, 제철공장, 아연제련, 황산제조 공장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황산중독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그 계곡은 생물이라곤 하나도 살 수 없는 죽음의 계곡으로 변해버렸다. 그 결과 초겨울 지면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며 기온이 역전되는 대기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생태계가 골프장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며 UN 환경보고서는 각국에 더 이상 골프장 건설을 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골프는 스포츠라기보다 레저로써 ‘대중 스포츠’라는 미명하에 골프장 이용자들은 농약의 중독으로 아토피, 천식 등 환경질환에 무방비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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