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종범

최근 가장 부각되는 이슈는 조국 전 장관 사태이다. 그 본질은 한국이 공산사회주의체제로 가느냐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유지하느냐로 귀결되는 중대한 사안이지만, 겉으로 나타난 현상은 합법과 불법, 정의와 불의, 공정과 불공정, 양심과 반칙 등의 법적‧도덕적 형태로만 거론되고 있어 안타깝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10월 14일 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장관직을 사퇴하였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점은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그는 사퇴의 변에서 ‘검찰개혁의 불쏘시게 역할’을 강조하였고, 이에 맞추어 문 대통령도 국민의 요구였다며 검찰개혁의 지속성을 거론했다. 다소 엉뚱하다. 그동안 대다수 국민은 검찰개혁을 요구한 바 없으며, 오로지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 좌파 진영에서만 조직적으로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을 외쳐댄 것이다. 이로 볼 때, 조국 장관 임명과 검찰 개혁과는 상당한 연계관계가 있는 것 같으며, 검찰개혁 뒤에 숨어있는 공수처법 처리 문제, 공권력 장악을 통한 국민 통제 등 좌파정부의 숨은 의도가 북한의 정치 보위부처럼 함께 엮어져 있는 것 같다.

조국 전 장관은 1993년도 논문 '현 단계 맑스주의 법이론의 반성과 전진을 위한 시론'에서 "마르크스주의 법이론의 성과를 발전시키고, 민중적 민주법학을 보다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검찰 등 법 기구를 인민의 힘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논리의 주류는 인민민주주의 이론이다. 흔히 말하는 민중민주주의 노선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PD(민중민주주의, People’s Democracy) 계열의 입장이라고 할까, 그런 내용이다.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스탈린주의)의 일부 내용이며, 마르크스 본인이 주장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사회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일인독재의 주체사상을 고수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얼치기 사회주의자이며, ‘강남 좌파’ 등의 용어는 거저 장난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PD 계열이든 NL(민족해방, National Liberation) 계열이든 사회주의자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의 사고는 계급사관에서 출발하며 계급투쟁으로 사회를 혁명해야 한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으로 구성되는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이 되어 계급 없는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지이다. 이들의 눈에는 기회의 균등과 다양한 계층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는 보이지 않고 계급적 사회 현상만 보이는 것이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빨갛게도 보이고 노랗게도 보이는 데 이를 진정한 세상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 사회에 더 지독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수령이 존재하고, 수령의 지시를 받드는 당의 간부가 층층이 존재하고, 평당원이 존재하고 비당원도 존재한다. 이것이 계급투쟁론의 허구적 결과임에도 이것을 미화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내 사회주의자들은 그 생성과정에서 역사상 가장 비인간적이고, 비인권적인 일인 독재사회 북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에는 한국 사회가 싫어서 대안적 사회를 동경하는 자도 있을 것이고, 추상적으로 북한사회체제를 숭상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북한의 함정에 빠졌거나 공작에 걸려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은 한반도 공산화를 위해 60여 년간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금권을 동원하면서 대남공작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성된 사회주의자들이 외치는 검찰개혁의 주된 목적은 공수처법을 통과시켜 공권력을 합법적으로 손아귀에 쥐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통치 권력이 북한 정치 보위부처럼 검‧경을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온 국민을 북한같이 정치성과 계급성이 있는 인민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는 한국인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체제에 대해 깊이 심사숙고할 숙제를 던져 주었다. 국회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한 선거법 개정에 보조를 맞추어 “조국 법무부장관-사법개혁주도-검‧경 수사권 조정 및 검찰개혁-공수처법 통과-공권력 장악-국민통제-사회 체제개혁”의 로드맵으로 한국이 공산화될 수 있는 내재적 과정을 스크린해 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로 볼 때, 그를 추종하는 좌파 진영은 순수한 진보세력이라기보다는 공산사회주의 세력에 가까우며, 국제사회의 변화와 발전에는 적응할 수 없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파괴하는 기생충에 불과한 것이므로 자유 민주 애국 시민이 나서야 하고 공산사회주의 세력들을 완전히 척결하기 위해서는 결사저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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