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의학 자연치유 실화-1

명심의학 김병항
국민건강정책특별본부 고문
생명과학문화원 원장

1979년 3개월간의 종강을 20일 앞두고, 두 여인의 부축을 받으며 두꺼비상인 50대의 남자가 강의실 내 옆자리에 앉았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갑자생 동갑내기여서 쉽게 친숙해졌다. 당시 교통의 특별한 배려로 독방을 쓰고 있었는데 그날 오후에 그가 들렸다. 첫날은 몰랐으나 다음날은 맨발로 왔는데 가려웠던지 발바닥을 긁자 하얀 비듬이 방바닥에 떨어졌다. 왜 그러냐고 묻자 그 때문에 왔다며 보여주는데, 양쪽 발바닥이 멍든 것처럼 검게 죽어가고 있었다.

병원서는 빨리 절단하지 않으면 병균이 위로 올라간다고 빨리 절단하자고 성화여서 고민 중인데 본부인이 찾아왔었다는 얘기였다. 병리연구차 수강하던 중이라 호기심이 동했다. “그 원인을 한 번 말해 볼가”냐고 농담조로 말하자, 대뜸 그러라는 대꾸였다.

오후만 되면 항상 5~6명의 술친구들이 모여오곤 했는데 그들도 솔깃한 눈치였다. “얘기를 들으면 화를 낼 텐데,,,”하며 망설이자 “화 안 낼 테니 주저 말고 말씀해 보시라”는 재촉이었다. 못 이기는 체하고 병리를 펼쳐보기로 했다.

집에는 몸집도 있고, 가정집도 있고, 살림집도 있는데 발바닥은 살림집의 주초나 다름없고 가정집의 주부나 다름없는데 발바닥이 멍들었다는 것은 아내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는 이론이 성립되는데다, 조물주가 발을 만든 것은 서는데도 필요하지만 걸어 다니는데 쓰라고 만든 것인데, 그 발로 가지 말아야할 곳으로 갔다는 이론이 된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그가 벌컥 화난 어조로 자기 처를 매도했다. 자기 처를 ‘천하의 악녀’라고 했다.

그의 말에 “가정에 무슨 문제가 있긴 있구먼... 무슨 문제인지 솔직하게 털어놔 보시오.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으면 해결대책을 강구할 도리가 없지 않느냐”며 다그쳤다. 그도 솔깃했던지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연인즉 “동래에서 작은 주유소를 경영했는데 외동아들이 대학까지 나왔으나 직장에서 오래 있지 못하고 나오곤 해서, 주유소 경영을 맡겼더니 자기 몰래 주유소를 팔아 처자식만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부인은 그 사실을 알았지만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부모님도 들어오게 하겠다“는 자식의 간청에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식들이 떠나자 매일 부부간 언쟁이었고 마침내 집을 떠나기로 작심했다.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는데 발바닥이 좀 이상했지만 그 길로 집을 나와 떠돌다가 경북 포항서 철학관을 하는 여인을 만나 동거하게 되었다.

발바닥이 점점 악화돼 집까지 팔아 치료했지만 낫지 않았는데, 5년 만에 본부인이 찾아왔다. 남편 잃고 집도 잃은 본부인이 찾아왔으니 덜컹 겁이 났다. 그런데 의외로 작은 부인에게 하는 말이 “병든 남편 수발하느라 고생한다”라는 위로였다. 필자의 짐작으로는 본부인도 신세한탄 끝에 종교에 귀의함으로써 마음가짐이 변했던 것 같다. 수강원에 왔을 때도 두 부인이 함께 부축하고 왔었다.

가정파탄이 난 것도, 부인의 마음을 멍들게 한 것도, 객지로 떠나버린 것도 정확히 맞혔으니, 내가 마치 신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다리를 절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희색이 완연했다. 좋아하던 음주도 하고 흡연도 하고, 집에 갔다 올 때면 문어나 오징어나 통닭을 삶아 술안주로 가져오곤 했다. 부인의 정성도 지극했으니 그의 일상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기의한 것은 불과 20일 동안에 검었던 발바닥이 발갛게 살아나고 있었다. 생리적으로는 단절됐던 혈액이 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만, 심리적으로는 희망과 즐거움 때문이었다. 생명과학을 잘 모르면 쉽게 납득되지 안 될지도 모르나 인간의 혈액이 곧 정(情)이다.

그 후 10년 동안 그를 비롯한 여러 환자들의 병이 자연치유 된 이유를 필자도 알지 못했다. 10년 뒤인 1988년 생명, 장기, 병인, 병리, 약리, 의료, 치유 등에 관한 표의문자(한자)에서 수천 년 동안 잊혀져온 생명과학을 발견하고 즐거움이 곧 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그를 비롯한 여러 환자들의 병이 자연치유 된 것이, 희망과 즐거움 때문이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사리판단에 밝은 독자들은 이 사례만으로도 어떠한 희귀난치병도 희망과 즐거움으로 기분이 좋아지면 반드시 저절로 낫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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