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다닌 우체국,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사표
1년 매출 1억 5천만원, 하지만 인건비 등으로 순익 적어
도 대표 “산청군 딸기농사 실질적 지원 늘리면 좋겠다”

우체국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퇴직 후 산청 귀농한 도홍석 대표
우체국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퇴직 후 산청 귀농한 도홍석 대표

 

우체국 집배원으로 10년 넘게 일하다 산청군 단성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도홍식 대표는 35세다. 그는 2015년에 산청으로 와 딸기하우스 10동 농사를 지으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도 대표는 진주 호탄동에서 태어나 정촌초등학교, 진주남중, 진양고를 졸업한 진주 토박이다. 그는 군대를 다녀온 뒤 첫 직장을 삼천포 우체국 집배원으로 시작한다. 24세부터 3년간 비정규직을 거치고 정규직으로 전환 된 뒤 8년 간 일했다.

우체국 집배원일은 과한 업무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쉴새 없이 울리는 전화와 시간에 쫓기는 일상은 성격이 온순한 도 대표도 견디기 힘들었다. 또 눈, 비가 올 때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것에 회의감도 느껴졌다. 그러다 자유롭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귀농을 결심한다. 이후 직장 생활과 귀농 준비를 병행하다 2015년 7월 사직서를 내고 산청군에 터를 잡는다.

◆ 하우스 10동으로 시작한 딸기농사 1억5천만원 매출

도 대표는 어린 시절 농사짓던 아버지를 도와 고추하우스, 배 과수원, 밭농사를 했다. 그래서 거부감 없이 농사일을 할 수 있어 귀농 결심이 남들보다 빨랐다. 8년 전 진주에서 산청으로 터를 옮기신 아버지를 따라 작물을 딸기로 결정하고 토지를 알아본다. 도 대표는 “산청은 전체적으로 농사짓기가 좋지만 내가 들어온 산청 단성면은 특히 딸기 농사짓기에 토양 조건이 좋다. 하지만 임대료가 다른 곳보다 비싼 단점은 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여태까지 모은 자금과 대출을 합쳐 토지는 임대, 딸기하우스는 10동을 구입했다. 하우스 1동당 2천만원 이상 매출을 올릴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초보농부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또 높은 임대료, 자본 없이 시작해 미수거래 발생, 직원들 인건비 등으로 자리를 잡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도 대표는 “현재 딸기 수확직원 3명과 선별직원 2명을 쓰고 있다. 워낙 자금이 부족한 상태로 시작해서 그런지 3년차인 올해까지 자리를 잡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딸기 가격은 12월까지 1kg당 2만원 이상, 1월 들어서 2만원, 설 연휴가 끝나면 1만원 선까지 내려간다. 하루 몇 백만원 이상 수익이 오르는 것이다. 도 대표는 “딸기 가격은 12월이 가장 높고 1월 들어 조금씩 낮아진다. 하루 몇 백만원씩 버는 건 맞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수거래와 인건비 등을 주고 나면 순이익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현재 하우스 10동에서 1억5천만원 매출올 올린다. 그 매출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비료 등을 빼면 순이익은 7~8천만원이다. 도 대표는 “농사를 잘 짓는 분들은 토경재배로 하우스 1동당 2천만원 이상 수익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초보라 1천5백만원 선이다. 내년부터 2천만원 이상 수익이 예상돼 힘들더라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토지는 임대, 하우스는 구입해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도 대표는 토지는 임대, 하우스는 구입해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 3년차 신혼이지만 주말부부, 딸기농사 특성상 하우스에서 생계해결

딸기농사 수확은 11월부터 4월까지다. 하지만 모종을 키우는 것과 관리하는 것까지 봤을 때는 1년 농사다. 어린 모종을 구입해 4월부터 8월말까지 키워 9월 이후 정식을 하고 그 뒤 수확 때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년 농사 특성상 도 대표는 가족이랑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산청 귀농 후 결혼한 도 대표는 3년차 신혼이지만 주말부부로 지낸다. 부인은 서울에서 직작생활을 하고 도 대표는 하우스에서 거주하며 농사에 집중하고 있다. 도 대표는 “신혼 초 아내랑 떨어져 있어 힘든 점이 많다. 하지만 농사가 안정돼야 합칠 수 있어 둘 다 버티고 있다. 앞으로 1~2년 정도면 합칠 예정이니 그때까지 같이 열심히 벌고 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수확한 딸기를 서울 중앙청과에 보낸다. 처음 농사 시작하고 대형마트 납품도 해봤지만 까다로운 조건과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이후 꾸준히 가격이 유지되고 조건도 까다롭지 않은 서울에 보내는 걸 원칙으로 한다.

산청군 단성면 목화로 354-2, 도홍식 대표

김시원 기자

◆ 도홍석 대표 인터뷰

산청군에서 딸기농사 짓기가 어떤가.

산청군이 전국 딸기 수확량은 1~2등이다. 하지만 지원이나 관리는 인근 진주시에 비해 미흡한 점이 많다. 교육적인 부분은 잘 되어 있지만 지원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특히 재산이 없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힘든 점이 많다. 전부 담보를 제공해야 하고 신용도가 상당히 높아야 한다. 초보농부들이 농사짓기 좋은 산청군이 되었으면 한다.

딸기농사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한마디.

딸기농사는 쉬운 게 아니다. 꾸준히 공부해야 하고 10년 넘게 하던 사람들도 실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하우스 농사 특성상 어쩔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말리는 편이다. 쉽게 접근할 농사가 아니니 몇 년간 준비하고 교육을 철저히 받아라. 또한 실습을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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