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의학 자연치유 실화 (4)
김병항

1988년 초겨울 부인에게 이끌려 찾아온 50대 초반의 제지원료공장 사장 이씨. 그는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소년시절에 부친과 사별하고 편모슬하에서 가난을 뼈저리게 체험하며 자랐고, 고학으로 대학까지 나와 자수성가한 모범적 노력가였다.

그의 병력은 소장이 막혀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고향 친구인 의학박사의 권유로 막힌 부분을 30센티 가량 절제하였는데, 또다시 막혀 10센티 가량 더 잘라냈다. 그런데 또다시 소장이 막혀 친구말도 믿을 수 없어 원장에게 직접 진찰을 받아보니 소장암이라고 했다. 친구는 차마 암이 라는 말을 못했었다.

암이라는 진단에 본인은 물론이고 온 가족이 절망에 빠졌고 본인은 죽음을 대비해야 했다. 겨우 대학 1년생인 장남과 부인만을 불러놓고 그동안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재산목록을 꺼내놓고 사후에 대비하는 이런저런 당부를 하였다. 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뒷날 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긴데, 그는 재산을 모으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심지어 가족들로

부터도 구두쇠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축재에 대한 욕망이 남달리 강했다. 소시부터 가난을 뼈저리게 겪은 탓도 있겠지만 재물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서 공장 직공들로부터 구두쇠사장으로 통할 정도였다. 하도 인색해서 공장 직공들이 기계부속품이나 제품을 몰래 빼돌려서 팔아먹곤 했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동생이 있어 끊임없이 돈을 꾸어달라고 해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했다.

이런 일들이 지속되는 동안에 마음이 몹시 상하고 재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신경이 몹시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소장이 막히는 병이 발생하였던 것.

나는 그에게 부인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자연의 이치로서 계도치료를 시도했다. 병리학 연구자들이나 계도치료학 연구자들을 위하여 참고로 그 환자에게 들려준 병리 이야기들을 대강 기술해 둔다.

▬▬ 소장은 길이가 6~7ⅿ나 되는 긴 장기로서 대지의 들판을 흐르는 긴 하천과 마찬가지인 장기이다. 그러니까 소장이 막힌 것은 하천이 막힌 것과 같다.

▬▬ 하천은 막히지 않아야 물이 하천 주변의 모든 전답에 골고루 공급되어 진다. 소장도 마찬가지로 막히지 않아야 영양분이 전신에 골고루 공급되어 진다.

▬▬ 하천이 중간에 막혀서 물이 흐르지 못하게 된 것은 욕심 많은 농부가 욕심을 부려서 자기 전답

에만 물이 많이 들어가게 하기 위해 물막이 보를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이런 경우, 하천의 하류지대 전답 주인들의 항의와 분쟁으로 하루도 마음이 편안할 날이 없고 , 몹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와 같은 이치로 보면, 하천이나 마찬가지인 소장이 막혔다는 것은 하천에 물막이 보를 만든 농부와 마찬가지로 재산을 모으려는 욕심이 지나쳐서 생긴 병이라는 이야기가 되지 않겠는가.

▬▬ 소장의 내강이 점점 좁아져서 결국에는 막혀버리게 되는 생리적 요인은 환부의 조직세포들이 팽창해서 체적이 커지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 과도한 축재욕망에 차질이 생겨 마음이 상하는데 있다.

이 환자는 이러한 사리적 이치와 생리적 이치에다가 분복의 이치 약의 진리 등의 강론을 듣는 동안에 자신의 소장이 막히게 된 근본 원인이 재물을 쌓으려는 지나친 욕심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암이 공포의 난치병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고, 암이 질적(분노, 근심, 원망, 증오, 악독, 초조) 감정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고 신경이 과도하게 쓰여서 생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병이 나으려면 마음의 평화가 회복돼야 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려면 질적인 감정에서 벗어나야 하고, 질적 감정에서 벗어나려면 체념과 관용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환자와 그 부인이 약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 희색이 만면해서 돌아갔다. 생리란 참으로 신기해서 그 환자는 실험삼아 그날 저녁 식사는 죽을 먹고 이튼 날 아침 식사부터는 밥을 먹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었고, 급속도로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가 건강을 회복하게 된 것은 소장의 병리강의를 듣고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고민이 기쁨으로 바뀌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그 후 이 환자의 부인으로부터 퍽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 회사 경리아가씨로부터 재미있는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우리 사장님이 갑자기 딴사람이 되셨어요. 그전에는 전혀 그러지 않으셨는데 요즘에는 웬일인지 갑자기 사원들에게 얼마나 잘 해 주시는지 모르겠어요. 웬일인지 모릅니다”사장의 의식이 바뀌었던 것이다.

이 환자의 소장암이 저절로 낫게 된 것이 병리강의를 듣는 동안 심경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동시에 희망과 용기도 생겨 마음의 평화를 얻게 돼 저절로 낫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만약 병리강의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거부감이 있었거나 계속 축재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낫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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