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교육학박사 박재성

[번체] 無中生有 (없을 무, 가운데 중, 날 생, 있을 유)

[간체] 无中生有 [wú zhōng shēng yǒu] (우 죵 셩 요우)

▶ 없어도 있는 것처럼 보여라. 위장한 모습으로 적을 속임에 있어서 한없이 속이는 것이 아니라, 허(虛)로부터 실(實)로 바꾸어 적을 착각시키며, 크고 작게 가장한 모습으로 진짜 모습을 감추는 것이다.

☞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것은 분명히 상대를 속이는 것이다. 속임수는 길게 가지는 못하고 언젠가는 적에게 들키게 마련이므로, 없는 상태를 끝까지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 어떤 허상으로 적을 속이지만 결코 철저하게 속이는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허에서 실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즉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여 암암리에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주역》의 <益卦(익괘)> 의 원리에 따라서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작은 가상을 사용하다가 계속 큰 가상으로 확대해 나가다 결국에는 진상을 갑자기 드러내는 형상에서 유래한 것이다. ※ 익괘 : 육십사괘의 하나. 손괘(巽卦)와 진괘(震卦)가 거듭된 것《바람과 우레를 상징함》.

▶ 당나라 때 영호조(令狐潮)가 옹구를 포위했다. 성을 수비하고 있던 장순(張巡)은 군사들에게 명하여 허수아비 천 개를 만들게 하고 여기에 검정옷을 입혀 줄에다 매달아서 밤에 성벽에서 밑으로 내려 보냈다.

영호조의 군사들은 사람이 내려오는 줄 알고 일제히 활을 쏘아댔다. 이래서 장순은 수십만개의 화살을 얻을 수 있었다.

그후 장순은 이번에는 진짜 사람을 성벽 밑으로 내려 보냈다. 영호조의 군사들은 또 허수아비가 내려오는 줄 알고 비웃을 뿐, 싸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이 틈을 이용하여 장순은 5백 명의 결사대를 내려 보내 영호조의 진지를 습격, 영호군을 대파하였다.

<간체자 핵심>

번체자 無의 간체자 ‘无(총4획)’는 옛날에 사용되었다가 사라졌던 글자인데, 無(총12획)보다 획수가 적은 글자이므로 다시 사용한 간체자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