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통합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온 끝에 지난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신통추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위원회 구성방식이나 통합을 이끌어갈 위원장 등을 놓고 두 당이 온도차를 내고 있어 추후 잡음이 흘러나올 소지도 없지 않다. 유승민 의원이 통합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3원칙'에 대한 수용도 당초 새보수당에서 요구했던 황교안 대표의 직접적인 선언 대신 측근을 통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재야 시민단체 '국민통합연대'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대통합 제2차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고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합의했다.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단 통합하는 데 대해서 우리 당이 그동안 주장했던 '3원칙'이 전제돼야 시민연석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새보수당의 입장이었고, 시민연석회의에서 새보수당이 주장했던 중도보수대통합 3원칙에 대해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 정리됐다"며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그것을 다 수용한다고 동의해서 합의됐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런 원칙하에 혁신통추위를 구성한다는 부분까지 동의한 것"이라며 "혁신통추위 구성안에 대해서는 시민연석회의에서 논의는 했지만 당의 입장 정리가 안 되서 당에 가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을 대표해 참석한 이양수 의원은 "황교안 대표님께 제가 당의 대표로서 회의에 참석할 거라고 말씀드렸고 대략 이 정도 안이 있을거라고 합의는 했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원칙에 대해선 "이전에 황교안 대표가 이미 연설문이나 이런 것을 통해 수용 의지를 밝혔다"며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와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두 번에 거쳐서 ‘3원칙’을 수용한다고 밝혔다"며 "그걸 제가 와서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준 위원장 추대를 놓고 두 당은 상반된 의견을 보였으며, 정 의원은 "그건 당에서 합의한 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반면, 이 의원은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당에) 보고만 하면 될 것 같다. 한국당은 동의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 비췄다.

이날 혁신통추위 위원장으로 추대된 박 위원장은 "정당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에서 귀중한 결정을 해줬다"며 "대단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반드시 중도보수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집행위원장은 "새보수당에서 말하는 몇 가지는 극히 상식적인 이야기고 '탄핵의 강을 건너자', '새집 짓자'는 문구는 새롭게 논의를 안 해도 이미 지난번부터 연석회의에서 소화하고 받아들인거라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다만 새보수당 쪽은 전부 다 동의하는데 위원장을 박형준 교수로 하는 건 당에 가서 추인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그건 전체가 의결한 걸로 봐도 무리가 없다. 그대로 박형준 위원장 중심으로 혁신통추위가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