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 막말에 대한 평가와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이나 일반인들의 막말수준을 잘못 해석하여 왜곡되게 적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몇 년 전 대통령선거 당시 막말논란으로 그 후보자는 지금도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막말에 대한 평가는 정확하게 분별하여 적용해야 한다.

말이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을 하여 행동하도록 하기도 하고 그 행동을 멈추게 하기도 하며 말투에 따라 상대적 표정과 행동이 달라지게 하기도 한다. 저지난번에 진주시의회 시정 질의 응답과정에서 어떤 의원이 시장을 보고 ‘혹세무민’하다고 하는 바람에 시장은 언어도단이라며 그 말에 책임지라고 하자 질의한 시의원은 의원직을 걸겠다고 까지 했지만 결국 사과한 것을 보면 말에 대한 책임성이 얼마만큼 큰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막말과 거센말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고 막말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

막말은 뒷일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함부로 하는 말 또는 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나오는 대로 잘라서 속되게 하는 말을 의미한다고 되어있다. 그렇다면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막말을 했다고 엄청난 피해를 본 그 후보자의 말은 막말을 한 게 아니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딱 맞는 말을 했지만 좀 거세게 말을 했다고 보아야하고 시정 질의응답에서 ‘혹세무민’하다고 한 말은 막말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혹세무민’하다고 한 말은 시장이 시민사회를 어지럽히고 시민을 무엇에 홀린 것처럼 정신이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 말은 시장을 모독하는 막말이 되겠지만 지난번 대선 때 어느 후보의 말은 말투나 어감으로 봐서 거센말은 맞지만 막말은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

거센 말이란 어감이 거칠고 세게 하는 말을 의미하고 어감이란 말투가 크고, 작고, 세고, 약하고, 곱고, 거칠고, 좋고, 나쁜 느낌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막말로 낙인 찍혀있는 그 정치인은 말을 거세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막무가내로 막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특히 정치인은 말이 분명해야하기 때문에 중요한 토론장에서 어물쩍하게 적당히 하는 것 보다는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 오늘날의 정치 현실을 볼 때 훨씬 나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에 따른 통치권자의 전형을 살펴보면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이나 병자호란의 인조임금 한·일병합의 고종임금 모두 말과 행동이 우유부단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오히려 정치인이라면 말이 좀 거셀지라도 강단 있게 박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박력도 없고 우유부단 하게 그때그때 듣기 좋은 말만하며 기만적 술수를 부려서야 되겠는가.

이승만 대통령은 강인한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헌법을 만들어 오늘날과 같은 자유스럽고 풍요로운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보아야 하고, 박정희 대통령도 과단성 있는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경제강국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오히려 우유부단하고 거짓말이나 늘어놓는 정치인 보다는 말과 행동은 좀 거셀지라도 그들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막말에 대한 논란도 제대로 구별해서 평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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