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선인의 풍속-Ⅵ

보통 한 나라의 임금은 당대 최고의 의식주와 함께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 받게 마련인데, 조선의 왕들은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았고, 수명도 만족할 만큼 길지 못했다.

조선의 역대 왕 27명의 평균수명은 47세였다.

어째서 왕들은 일찍 죽었던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왕들의 생활습관을 확인해 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수명단축의 주요 원인은 영양과잉과 운동부족 및 성인병의 온상

첫 번째로 거론되는 것이 왕들의 식생활이다. 왕은 기본적으로 하루 다섯 끼를 먹었다.

초조반(자릿조반): 아침 7시 전에 먹는다. 주로 미음이나 타락죽 같은 유동식이다.

아침상(수라상): 오전 10시쯤 나오는 상으로 푸짐한 12첩 반상이다. 수라(왕이 먹는 밥)로 나오는 백반,홍반(팥물로 만든 붉은 쌀밥)에 국,찌개,김치,장,찜,전골 등 12가지 반찬

낮것상: 점심에 먹는 간식으로 국수나 장국, 다과가 나왔다.

저녁상: 오후 5시쯤 나오는 상으로 아침상과 같은 12첩 반상으로 나왔다.

야참: 밤에 나오는 것으로 약과,수정과,식혜,죽 등 간단한 요깃거리로 나왔다.

한마디로 영양과잉이었다.

두 번째는 운동습관이었다. 조선 초기에는 사냥이나 격구 등 야외에서 활동하는 취미를 가진 왕들이 많았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정치상황에 따라 군약신강君弱臣强, 군신공치君臣共治 등으로 왕의 야외활동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왕은 몇 발자국만 걷더라도 임금의 가마인 연輦에 올라타게 되었고, 궁녀가 발을 씻겨 줌에 따라 허리를 굽힐 일도 드물었다. 영양은 과잉인데 운동량은 절대부족인 상태가 된 것이다.

세 번째는 지나친 섹스 때문이다. 보통 서너 명의 후궁과 마음에 드는 궁녀는 임의대로 취할 수 있는 수많은 궁녀들이다.

네 번째는 지나친 스트레스이다. 예로부터 임금은 1만 가지 일을 챙겨봐야 한다고 할 정도로 업무가 방대했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니 1만 가지뿐이겠는가? 이런 과도한 업무와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은 여간한 정신력으로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현대인이 고민하고 있는 성인병의 발병원인과 매우 비슷하다. 왕들이 어째서 천수를 누리지 못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조선 엽기풍속⦁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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