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21대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태이지만, 자유한국당에서는 예전처럼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곳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한심하기도 하다.

제19대 총선이전 까지만 해도 영·호남 지역감정 여파로 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썩은 말뚝’이라도 당선되는 곳으로 안일하게 인식되고 있었으나, 지난 20대 총선부터는 한국당 아성을 지키지 못하고, 낙동강벨트 여러 곳을 민주당에 빼앗겼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부산ㆍ울산 경남의 광역 단체장을 모조리 빼앗겼는가 하면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까지 민주당에서 많이 당선시켰고, 심지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시장 마저도 민주당이 차지할 정도로 되어있는 마당에 PK지역이 총선안심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한국당지도부가 너무도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때가 되면 가장 많은 영향력 행사를 하는 기관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시·도지사와 시장, 군수, 구청장을 거의 다 석권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4.15총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불을 보듯 뻔한 데도 한국당에서는 전략적 대안도 없이 영수회담을 제의하고 내각제를 운운하고 있으니 정말 개탄스럽기 짝이 없을 뿐 아니라, 통합신당을 추진한다면서 미적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열불이 날 지경이 아닐 수 없다. 제21대 총선의 한국당으로서는 험지 아닌 곳은 TK지역 빼고는 한군데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보다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해야함에도 차기 대권을 겨냥하여 적수가 되는 인물을 사전정지 작업하는 식으로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애 낳기 전에 귀저기 장만 하는 것’하고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여·야 간에 전면전쟁을 앞두고 전쟁에 이길 생각은 등한시 하면서 차기대선에 초점을 맞추어 얄팍한 정치 술수를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므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21대 총선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총선승리의 정면 돌파 정신으로 한국당은 서울ㆍ충청ㆍ영남 등 선거지휘 중심인물을 내세워 중앙당지도부와 함께 일사분란하게 바람몰이 선거를 치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PK지역은 민주당의 간판스타로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내세웠으므로 한국당에서는 같은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대표를 내세워 PK지역 총선도구를 형성하면 그 어떤 전략보다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김두관 전 지사는 남해에서 이장하다가 남해군수가 된 다음 노무현 때 행자부장관 6개월 한 경력으로 경남지사가 되었고, 홍준표 전 지사는 사법고시 합격으로 ‘모래시계’ 검사생활을 하다가 험지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당 대표까지 하다가 경남지사 선거에서 두 번 당선되어 굵직굵직한 도정현안을 능수능란하게 수행한 여세를 몰아 지난번 대권에 도전했지만, 성완종 사건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힘도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으나 결국 무죄선고 된 것을 보면 얼마만큼의 정치적 음모가 있었는지 과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므로 PK지역에서는 김두관·홍준표가 여·야 중심인물이 되어 선거몰이를 하면 수도권 못지않은 험지싸움으로 매우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김두관 대 홍준표가 될 수 있도록 한국당에서는 각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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