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마암면 평부마을(이장 이쌍세)은 지난 8일 자정 평부마을 입구에 위치한 임진왜란 전승목에서 동제를 지냈다.

이날 제례는 액운을 막기 위해 마을에서 회의를 거쳐 주민대표로 선출된 제관 5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고, 초헌관은 이장 이쌍세 씨, 아헌관은 최상규 씨, 종헌관은 허판열 씨가 각각 헌작했다.

이번 동제행사를 위해 마을에서는 제례 전 부정한 사람들이 제단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주변에 금줄을 둘렀으며, 제관들은 액운을 막기 위해 7일간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

동제 후에는 정월대보름 음식을 체험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행사의 규모를 축소해 외부인의 참석 없이 마암면 인근의 주민들만이 참석해 정월대보름 전통을 체험하고 이웃의 정을 나눴다.

김종환 마암면장은 “평부마을 동제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옴은 현대사의 여러 굴곡진 상황 속에서도 마을의 전통을 지켜온 주민들 덕택이다”며 “앞으로도 평부마을 동제가 그 명맥을 이어가며 지역의 대표 전통문화 행사로 계승․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행사인 평부마을의 동제는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약 100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이면 이곳에서 제를 지내 마을의 번영과 풍년을 기원한다.

산신, 수신, 목신의 삼신(三神)이 깃들었다해 평부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온 전승목은 그 수령이 약 500년이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해전을 치루면서 배를 이 나무에 매어 고정시키고, 육지로 도망가는 왜적을 소탕했다는 역사에서 그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래되어 온다.

박정천 기자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