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농사는 층고를 높인 온실하우스에서 가능하다.
바나나농사는 층고를 높인 온실하우스에서 가능하다.

 

경남 산청군 생바량면에 생소한 작물을 키우는 사람이 있다. 제주도 외 육지에서 처음으로 바나나 농사를 시작한 35세 젊은 농부 강승훈 대표다.

강 대표는 제주도가 고향이지만 4세 때 부모님을 따라 진주로 이사 왔다. 그는 동진초등학교, 동명중학교, 동명고등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취업준비를 하다 생각보다 취업이 늦어지고 쉽지 않자 부모님을 설득, 바나나 농사를 짓기로 하고 산청에 터를 잡는다.

◆ 수입산에 밀려 없어진 바나나, 육지에서 다시 시작

30여년 전에는 한국에서도 바나나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저렴한 수입산이 밀려오며 모두 그만뒀다. 이후 제주도에서 그 명맥을 이어오다 2017년, 강 대표가 육지에 1호로 바나나농사를 시작한 것이다.

강 대표는 2017년 3월 토지매매와 임대를 합쳐 3천500여평에 3천100여평 하우스를 지었다. 이후 제주도에서 바나나 2천700여본을 가지고 와 심었다. 그는 “바나나 나무에 맞춰 하우스 층고를 높였고 겨울철 농사를 대비해 온실을 설치했다. 처음 심을 때 보름에서 한 달 간격을 두고 심었기 때문에 올해 4월 첫 수확을 시작으로 몇 달 동안 계속 수확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초기 자본금은 100% 자부담이다. 10억 가까운 자금이 들었지만 파프리카 농사를 하는 부모님과 대출 그리고 강 대표가 그동안 모은 돈을 합쳤다. 그는 “지원을 받고 싶었으나 시기가 안 맞았다. 또 지원을 받으면 지자체별로 정해놓은 단가가 있어 하우스를 비싸게 짓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부족한데로 토지 일부는 매수했고 나머지는 임대, 하우스는 자부담으로 했다”고 말했다.

◆ 국산 바나나 활성화 안돼 정해진 시세 없어

현재 국산 바나나는 제주도 농가들이 생산해 대형마트에 납품하거나 인터넷 판매를 한다. 하지만 활성화 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판로나 가격면에서 힘든 점이 많다.

강 대표 또한 육지 1호 바나나 농부기에 현재 판로 문제를 고민 하고 있다. 택배 판매를 할 경우 전담 직원이 필요하고, 그 직원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직거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다른 농가들처럼 업체와 계약을 통해 대형마트위주 판매를 생각하는 중이다.

그는 “현재 국산 바나나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단가를 정하기 힘들지만 제주도에 30여 농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이에 편승해서 판로 개척과 인터넷 판매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하우스 내에서 닭을 키울 수 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하우스 내에서 닭을 키울 수 있다.

 

◆ 수입산과 차별화로 유기농법 고집

현재 강 대표는 유기농법을 고집한다. 친환경인증 심사가 통과되면 유기농 인증도 받는다. 여태까지는 기간이 부족해 인증을 못 받아 왔다. 강 대표 농장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차별성이 국산 바나나를 살려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수입바나나 대다수는 농약을 치거나 약품처리를 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몰라서 먹거나 농약 치는 걸 알지만 국산바나나가 없어서 먹기도 한다. 이에 강 대표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가장 안전해야 된다는 생각에 유기농을 고집한다.

그는 “국산 바나나의 가장 큰 키워드가 건강이다. 수입바나나가 농약을 치며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오지만 단가가 올라가더라도 유기농 국내산 바나나를 판매할 것이다. 현재도 건강이 중요한 시대인데 농장이 활성화 되는 3~4년 뒤에는 더 중요할 것이다. ‘수입산과 차별화 된 건강한 바나나’ 그게 나의 목표고 차별화 방법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농장을 더 넓히기로 했다. 8000여평을 더 임대해 하우스를 추가 건축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국내산이 자리를 잡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수입바나나 가격이 5천원 정도면 국산은 그 2배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나쁜 걸 먹일 수 있냐. 유기농 바나나로 건강을 위한다면 소비자들이 분명히 알아 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

35세 젊은 농부 강승훈씨는 육지에서 1호로 바나나농사를 짓고 있다.
35세 젊은 농부 강승훈씨는 육지에서 1호로 바나나농사를 짓고 있다.

 

강승훈 대표

바나나 농사가 힘든 점.

현재 한국의 바나나 농사는 교육 뿐만 아니라 지원 대상에도 빠져있다. 물론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아 생긴 일이겠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체계가 필요하다. 토양 검사를 하더라도 바나나는 기준이 없어 비슷한 작물을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 같이 선도농가로서 처음부터 개척을 해야 되는 점이 가장 힘들다.

하고 싶은 말.

바나나는 세계적으로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가는 중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국내산과 가격차이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한 바나나를 먹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또 소비자들이 국산 바나나를 먹어준다면 농가들은 더욱 힘이 나고 더 좋은 품질의 바나나를 생산할 수 있다.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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