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세 건강 이정표

김윤세
전주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객원교수
인산의학 발행인

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

산중하소유 영상다백운

지가자이열 불감지증군

산중에 무엇이 있느냐고요?

산마루에 흰 구름이 많답니다

다만 나 홀로 즐길 뿐이요,

님에게 갖다 드릴 수는 없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본초학자 도홍경陶弘景·456〜536이 지은 ‘조문산중하소유부시이답詔問山中何所有賦詩以答’ 즉 “산중에 무엇이 있길래 조정에 들어오지 않는 것인가?” 라는 양 무제武帝의 조서에 “시를 지어 대답한다”라는 제목의 오언절구五言絶句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등의 저서로 유명한 도홍경은 건강이 좋지 않아 관직을 사양하고, 구곡산에 은거하면서 스스로 호를 ‘은거隱居’로 지었다. 그는 도교에 조예가 깊은 데다 유불선儒佛仙에 정통해 양 무제가 직접 처소를 찾아 자문을 구한 바 있어 ‘산중재상(山中宰相)’이라고도 불린 인물이다.

양나라 무제 소연萧衍은 젊은 시절부터 도홍경의 재주가 출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뒤에 황제가 된 후 여러 차례 화양동에서 은거하는 도홍경에게 조정으로 나와 벼슬할 것을 명하였으나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양 무제가 일찍이 조서를 내려 도홍경에게 묻기를 “산중에 도대체 무슨 물건이 있길래, 산에서 나와 벼슬하는 것을 마다하는 것인가?山中有何物, 以至于不愿出山为官”라고 물었는데 그는 “이 산중에는 오직 흰 구름만이 있을 뿐이고 나는 그 흰 구름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오직 산중에 있어야 가질 수 있고 또한 즐길 수 있는 것이므로 그것을 가져다 보내드릴 수는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시를 지어 양 무제의 질문에 대답하는 한편,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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