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종범

중국사회에서 흔히 사용하는 ‘上有政策, 下有對策’이라는 말이 있다. ‘위에서 아무리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여도 밑에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며 살아 간다’는 뜻이다. 현재 ‘코로나19’ 전염병 퇴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정치적 노력이라고 하면 지나칠지 모르나 의학적 전문성 없는 엉터리 정책에서 출발한 것은 사실일 것 같다. 그러나 위기극복에 능한 DNA를 가진 한민족답게 고통을 삼키며 우리 국민 스스로가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어 정말 다행스럽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은 정부의 노력이라기보다는 헌신적인 국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중국 발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은 년 초부터 그 위험성이 국제사회에 널리 퍼져 중국인 입국금지 등 원천차단 조치를 세심히 배려한 대만, 베트남, 홍콩, 몽골 등 중국 인접 국가는 현재 아무 걱정 없이 활발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의 경우는 초기 대응조치에 실패한 건지 아니면 그 위험성을 무시한 건지 모르나 국민들이 일상의 사회생활과 경제생활에 큰 타격을 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왜 원천차단에 실패했는지를 유추해 보면 전염병 대응이 의학적이지 못하고 여러 다른 요소를 고려한 정치적 대응을 한 점과 정부의 안이한 판단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의학계의 수차례에 걸친 중국인 입국금지 등 전염병의 원천 차단 요청과 건의를 정부가 무시하며 오히려 중국인의 입국을 환영한 바 있고, 또한 중국에 나가 있는 우리 정부관련 기관들이 사전에 전염병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을 리 없는데도 미리 대비하는 움직임이나 차단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볼 때, 오히려 친절하게 맞이한 것 아닌가하는 의문도 들 수 있다. 북한의 경우도 지난 2월 22일경 중국과의 인적교류를 완전 차단하였다 한다. 분명한 것은 중국인접 국가 중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홍콩, 몽골 등 모기장을 쳤던 국가들은 별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사회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주변의 환경적 요소들이 모두 선거에 활용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정부여당은 ‘우리의 방역시스템이 우수하다’거나 ‘코로나 방역은 세계 모범’이라는 등의 자화자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치 김정은이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는 것과 같다. 만약 초기부터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찰하여 선제 조치를 취했다면 지금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청정국가로 칭송받으면서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 여타국가에도 방역시스템과 방역 물품을 지원하고 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지금 정부의 방역시스템 우수성 자랑 속에서 국민들은 죽어가고 병마와 사투하고 있는 형국에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위대한 국민들의 처절한 인내와 노력으로 인해 여타국가와 달리 사망자와 확진자의 증가 추세가 잡혀가고 있어 대처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은 주로 국민 통제와 외국인 우대 외에는 별로 다른 게 없는 편이다. 애초에는 ‘대구경북 지역 봉쇄’라는 말도 나왔으며, 국내 부족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몰수하여 우선적으로 중국에 보냈다가 마침내 배급제 판매로 돌아서는 등 오로지 통제에 기반 한 정책이 주종을 이루었고, 중국이나 북한에 퍼주려는 노력은 아주 지극하였다. 정부의 어긋난 정치적 판단으로 인해 이 시간에도 전국적으로 사망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100명 이상 사망하고 1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고통 받고 있으며, 175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경제와 무역활동에 커다란 장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공항검역과 입국 후 검사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문 열고 모기 잡는 식’의 대처 방법을 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공항 무료검진과 격리나 재검 시 숙박비 지원 등 하루 10억 원 이상의 국민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세계적인 박애와 자비의 상이 있다면 자국 국민들의 전염병 위험을 담보하여 외국인에 정성을 다하는 문재인정부가 받아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전염병을 초대한 격이지만 약은 주지 않았다. 아직도 문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다고 한다. 선거를 의식해서 인지 한국 사회를 코로나바이러스19의 블랙홀로 빨려들게 해놓고 국민 세금을 의학적 투입보다는 공중살포 식으로 뿌리며 칭찬받는데 정신을 쏟고 있다. 정부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위해 바이러스를 불러들여 활용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국민들이 자각해야 할 중요한 시점인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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